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시중 장기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하루짜리 콜금리는 지난해 9월 이후 연 4%로 묶여 있어 장단기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자금시장이 왜곡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 금리 이미 올랐다 =시장에서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22일 연 6.49%를 기록했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10월 말에 비해 1.51%포인트나 치솟았다. 기업들이 경기상승에 대비해 채권 발행을 더 늘리는(공급 증가) 반면 투자자들은 금리가 충분히 오를 때까지 매입시기를 늦추면서(수요 감소) 금리가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 ◆ 장단기 금리차 확대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단저장고(短低長高) 현상이 뚜렷해졌다. 지난해 10월 말 3년만기 국고채와 콜금리의 격차는 1%포인트에도 못미쳤으나 지금은 2.5%포인트에 육박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장단기 금리 차이가 2.5%포인트에 달한 것은 지난 2000년 대우채권 환매사태가 마무리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만기별 금리차를 나타내는 수익률곡선(yield curve)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양새로 바뀌었다. ◆ 시장왜곡 나타나 =지난 2월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7백16억원 많았던 회사채 발행은 3월에는 거꾸로 발행액이 6천5백77억원 더 많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 투신사에 맡겨 놓는 자금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에만 2조7천여억원 감소하는 등 지난해 9월 이후 15조원 가까이 빠져 나갔다.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다. 3개월짜리 CD(양도성 예금증서) 유통수익률은 지난해 말 4.86%에서 이날 4.75%로 오히려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단기로만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싼 단기자금을 빌려다가 장기로 운용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만기 불일치'가 금융시장의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떠올랐다. 이미 상당수 금융회사들이 콜자금을 빌려 CD를 매입하거나 채권으로 운용하고 있다. ◆ 금리인상 논란은 지속 =한국은행은 여러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했고, 재경부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을 용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미 시장금리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콜금리를 올리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콜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장 금리가 한층 더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