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은행주가 외환 위기 이후 4년9개월 만에 모두 액면가(5천원)를 회복했다. 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북은행이 이날 3백50원(7.11%) 오른 5천2백70원으로 액면가를 회복함으로써 10개 상장 시중은행의 주가가 모두 액면가를 웃돌았다. 지난 97년 7월19일 이후 4년9개월 만이다. 또 이날 은행업종지수는 238.18을 기록,지난 99년 7월21일(234.8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 조흥 외환 대구 부산 등 7개 은행주는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로써 지수상으로는 대우사태를 계기로 은행주들이 급락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지난 97년 하반기 외환·금융위기로 국민 신한 하나 한미 등 우량은행을 제외한 은행주들의 주가가 액면가 밑으로 급락했었다. 97년말 조흥(3천4백60원) 외환(3천9백50원) 대구(3천8백20원) 부산(3천9백30원) 제주(2천2백원) 전북(4천1백70원) 등이 액면가 밑으로 추락했었다. 지난 97년말 대비 10개 은행주의 단순평균 상승률은 1백80%다. 은행주가 액면가를 회복한 것은 구조조정에 따라 수익성이 향상돼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무디스로부터 국가신용등급 A등급을 회복한데 이어 한빛 국민 조흥 외환 등 4개 은행의 등급도 올라감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것도 액면가 회복에 밑거름이 됐다. 실제 10개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를 보면 지난 2000년 5천9백18억원에서 작년에는 1조5천4백50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1천7백19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최근 매수세가 강화되는 추세다. 하이닉스반도체 매각협상이 타결되고 대우차 매각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는 등 '발목'을 잡아왔던 문제기업의 처리가 원만하게 이뤄진 점도 은행주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