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실적 모멘텀이 반영돼가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주도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향후 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 삼성전자 등 주도주와 비주도주간의 차별화 및 변동성 심화 △ 매수차익잔고 누증 △ 현선물 가격 변동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 변동성 △ 외국인 매수 규모 감소 등 수급과 종목간 차별화가 장에 균열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긍정적으로 도전했던 상황에서 940에 대한 가격부담을 느꼈고 기관의 과욕과 개인의 경계감이 어우러지며 상승세가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의 안정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이런 가운데 실적 우량 종목에서 향후 2/4분기 수출 회복을 통한 수출주로 넘어갈 시점에서 원화강세가 진행되고 있어 달러/원 환율하락이 일시적인지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다. ◆ 주가 920선 하락, 코스닥 급락 = 22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3.05포인트, 0.33% 떨어진 920.89로 마감, 이틀째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82.45로 3.43포인트, 3.99% 급락했다. 이날 종합지수가 실적 모멘텀 이후에 대한 경계감으로 920선의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장중 943.54까지 상승하며 연중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오후들어 과욕에 대한 급매물이 출회되며 약세로 마쳤다. 특히 선물시장에서부터 고점 경계론이 일면서 외국인이 장중 매수에서 매도로 급전환하며서 매도규모를 키우자 프로그램 매매에 휘둘리는 취약성을 드러냈다. 거래소 변동폭도 30포인트를 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383억원을 순매수, 나흘째 순매수했으나 지난 사흘간 네자리수 순매수에서 갑작스럽게 500억원 미만으로 감소했다. 개인은 대량 매도했다가 장후반 162억원으로 매도를 줄였고, 기관은 투신과 보험을 중심으로 653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은 1,53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선물 6월물은 116.50으로 0.50포인트, 0.43% 하락하며 마감했다. 장중 119.40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외국인 매도확대로 114.95까지 저점이 밀려나는 등 하루변동폭이 4.5포인트에 달했다. 외국인이 4,796계약, 투신이 1,010계약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5,048계약을 순매수했다. 장중 매도가 많았던 증권은 장후반 매도포지션을 닫으며 91계약의 매도우위로 마감했다. 시장베이시스는 최고 플러스 1대에서 플러스 0.2대까지 변동폭을 보인 가운데 플러스 0.87로 마감했다. 콘탱고 확대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가 봇물 터지듯 들어왔다가 오후에는 줄면서 매물이 나와 하락종목을 늘렸다. 이날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1,710억원, 비차익 2,450억원을 합해 모두 4,160억원에 달했으며 매도는 비차익 1,630억원을 위주로 1,998억원까지 늘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한국전력 등이 대형주가 상승세를 유지하며 지수안정성을 뒷받침했으나 이를 제외하고는 하락종목이 600개를 넘는 등 종목별 양극화 조짐이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전기가수, 은행, 섬유의복만 상승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떨어졌다. 코스닥 역시 하락종목이 670개에 달하는 등 주가조작에 대한 대규모 수사설 등에 따라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물론 그 이면에는 코스닥을 이끌만한 주도주나 재료가 없다는 것이 근본 배경이다. ◆ 종목별 변동성 주목 = 현재 시장의 여건을 형성하는 기본 줄기는 변동이 없어 보인다.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 국내 기관 등 수급 여건, 기업실적 발표에 따른 주가 차별화 등의 큰 흐름은 여전히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시장은 이번주 S&P500 구성기업 중에서 1/3 가량이 실적을 발표할 전망이다. 지난 1/4분기 기업실적의 경우 대체로 시장의 예상을 충족시키고 있으나 엇갈린 신호를 주고 있어 국내에는 미칠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수급을 보면 외국인 동향이 먼저 체크될 필요가 있다. 이날까지 나흘동안 거의 6,000억원 규모로 순매수를 늘렸던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사줄 것이냐가 우선 관건이다. 그러나 지난 17일 2,650억원을 시작으로 점차 매수 규모가 줄어 이날 네자리수에서 500억원 만으로 감소된 점을 봤을 때, 외국인 매수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물론 월요일 장이어서 영미계는 줄고 아시아계가 주로 참여한 장이어서 전체 외국인 매매패턴을 이날 매매로 판단하기에는 조심스럽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국내 기관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다. 주식형 펀드 등에 여전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고민이다. 특히 매수차익잔고가 1조1,000억원대로 다시 늘어난 것이 추가 매수여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들이고 있다. 이날 시장베이시스가 플러스 1이라는 이례적인 콘탱고를 주자 기관의 대량 매수가 유입됐다. 그러나 결국 장후반까지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매수한계론'이 제기되면서 외국인에 선물 매도 빌미를 제공함에 따라 장중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수급불안에 대한 염려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국내외 기업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서 일부 반영되는 가운데 당분간 매물 소화 등 시장여건에 대한 안정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310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2/4분기 수출증가 전환에 따른 새로운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고 있는 것도 향후 실적 발표 이후 모멘텀 공백에 대한 경계감의 표현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안정돼 있어 패닉에 따른 급락은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920선을 중심으로 900∼940대의 박스권에서 향후 장에 대한 바탕을 마련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선물시장의 움직임이나 기관과 개인의 손바뀜 등을 볼 때 투자심리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하락종목이 600개를 넘는 등 종목별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일단 조정 여부를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용찬 연구원은 "종합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급상으로 과매수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라며 "주초 조정을 거치면서 외국인 매매추이 등 수급여건을 다시 살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