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강서구 녹산공단내 성광벤드 제2공장인 스테인리스 이음쇠공장. 제품을 제때 생산하기위해 땀을 뻘뻘 흘린채 일하는 직원들의 열기로 가득차 있다. 사하구 신평동 신평장림공단내의 1공장 앞마당에도 합금강과 스테인리스 관이음쇠 제품을 실어나르는 트럭과 지게차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밀려드는 수출 물량과 대형 조선소와 건설회사,발전소 등으로 생산품을 실어 보내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쉴 틈이 없다. 경기가 상승세를 타면서 성광벤드는 국내 제1의 개스배관 및 화학플랜트 배관설비용 관이음쇠 전문제품업체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성광벤드의 지난해 수출액은 2백59억3천만원. 전체 매출 6백4억9천만원의 42.9%를 차지한다. 그간 매년 평균 10%이상씩 성장해왔다. 지난 99년 상장이후 처음으로 올해초 액면가의 10%를 주주들에게 배당하는데 성공했다. 성광벤드 안태일 부장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내수가 줄어들자 그동안 개발해온 다양한 수출선을 가동하고 기존의 수출망을 강화해 오히려 외환위기이후 성장기반을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광벤드는 내친김에 "제2의 창업"에 나섰다. 우선 오는 27일 강서구 송정동 녹산공단에 2만2천평 규모의 공장 착공식을 갖는다.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초에 신평장림공장을 이곳으로 옮긴다. 이를 계기로 국제적인 기업으로 도약시켜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일괄자동생산시스템으로 전환하기위해 약 1백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렇게되면 직원의 안전을 지킬수 있고 우수한 품질의 제품도 개발할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전사적 관리체제를 도입하는등 경영합리화체제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수출을 확대한다는 것이 목표다. 산신항과 가까워 수출물류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공장의 장점. 자동화를 통해 20%이상의 생산비를 절감,국제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같은 기반아래 수출을 더욱 강화한다는 것이 성광벤드의 경영전략이다. 기존 8명에 불과한 수출담당 인력을 보강한뒤 직접 해외에서 뛰도록할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유럽에 치중한 해외 시장을 동남아 지역과 중동,남미지역으로 다변화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남은 과제는 고부가가치상품을 개발,시장을 확대하는 것. 최근 전력설비장비와 석유개발 공사설비등 고부가가치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전력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미국과 남미,일본 등에 합금강 제품을 수출하고 오일생산업체에 파이프라인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무역부 전경하 과장은 "성광벤드는 미쓰비시중공업 등 대형엔지니어회사에 납품할 정도로 제품의 질과 가격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수출인지도도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같은 경쟁력은 끊임없는 연구와 기술혁신,신제품 개발로 5만가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는데서 나온다. 한국에도 이처럼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있는 사실을 알때마다 엑스모빌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깜짝 놀라곤 한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재고를 적정선에서 유지,대리점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는 점도 성광벤드의 자랑거리다. 부르면 즉시 뛰어가는 서비스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러다보니 한번 거래를 맺으면 떨어져나가는 고객이 드물다. 지난 98년 품질경력 50대 기업에 선정된 이 회사는 실용신안 등록과 발명특허,JIS마크,미국석유협회 인증서 10건이상을 획득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 안갑원 사장은 높은 도덕관과 건전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한 투명한 경영으로 지난 96년 자랑스런 중소기업인상을 수상했다. 98년에는 성실한 조세납부로 재정경제부 장관상을 받은 데 이어 2000년에는 관세청장상을 받았다. 현재 기업이윤을 사회에 돌려준다는 신념으로 BBS부산시 연맹회장을 맡아 활동중이기도 하다. 원만한 노사관계도 성광벤드의 강점. 지난 75년 노조가 결성된이후 27년 연속 무파업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각종 복지증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1998년 12월에 신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 사장은 "내년중 공장 이전으로 열릴 "녹산시대"를 제2의 도약 원년으로 삼아 세계 최고의 관이음쇠 제조업체로 성장해 나가가겠다"며 "고부가가치제품 생산에 주력하기위해 기술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