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920대 보합권, "모멘텀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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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보합권에서 조정 분위기를 잇고 있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버팀목 역할을 맡고 있지만 체감 지수는 높지 않다. 주가조작 등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코스닥지수는 사흘째 하락했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19분 현재 전날보다 0.21포인트, 0.02% 오른 921.10을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81.14로 1.31포인트, 1.59% 떨어졌다.
월요일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통신주 등 기업실적 악화로 내리며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 외국인은 닷새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섰고 기관은 대량의 프로그램 매물을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냈다.
그러나 개인을 중심으로 한 저가 매수심리가 살아있는 데다 북미 장비업체 BB율 개선, 수출회복 발언 등 호재성 재료가 나오면서 하방 경직성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는 지난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이후 모멘텀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된 업종대표주는 상승 추세를 연장하며 연일 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나 시장 전반적인 실적장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가는 호흡조절을 거쳐 추가 상승을 도모할 전망이다. 다만 조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실적 중심의 차별화장세에 대비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
이날 증시는 삼성전자가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3% 가까이 상승하며 42만원대를 돌파해 고점을 다시 높였다. 그러나 아남반도체, 주성엔지니어, 케이씨텍 등 반도체 관련주는 등락을 달리했다. 하이닉스는 연일 하향 곡선을 그리며 1,000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통신주는 뉴욕증시 통신주 급락 영향이 크지 않다. SK텔레콤, KT, KTF, LG텔레콤 등이 하락했지만 낙폭이 크지 않다. 하나로통신은 소폭 상승세다.
전날 INI스틸 지분을 대거 매입한 현대차가 6% 상승하는 등 자동차 관련주 오름세가 가파르다. 기아차, 쌍용차, 동양기전, 대우차판매, 현대모비스 등이 크게 올랐다.
전날과 이날 개선된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이미 반영된 듯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LG전자, LG카드, LGEI 등 관심을 모으고 있는 LG그룹주도 모두 내림세를 탔다.
LG홈쇼핑, CJ39쇼핑 등 홈쇼핑주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놓은 다음 등이 강세고 엔씨소프트, 아시아나항공, 국민카드, 기업은행 등이 약세다.
개인이 733억원을 순매수하며 반등의 중심에 섰다. 반면 기관은 1,124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장초반 300억원이 넘던 순매도 규모를 200억원 안으로 줄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 위주로 거래된 가운데 매도가 매수를 압도했다. 프로그램 매도가 1,556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529억원 유입됐다.
지수는 보합권을 오가고 있지만 하락종목이 567개로 상승종목 174개보다 3배 이상 많아 조정 분위기를 입증했다.
한화증권 시황분석팀 조덕현 차장은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증시는 조정 국면에 진입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간접투자자금 유입이 주춤하고 매수차익잔고가 연중 최고 수준을 가리키고 있어 추가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 차장은 "지난 17일 상승갭이 발생한 900∼910에서 지지력을 형성할 전망"이라며 "거래소 업종대표주와 투매 분위기에 휩쓸린 코스닥의 국순당, LG홈쇼핑, 나라엠엔디 등 우량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덧붙였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투신권의 환매물량 증가, 주가조작 조사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뉴욕증시 약세 등으로 증시가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악재가 걷히면 추가 상승을 시도할 공산이 크다"며 "실적을 기준으로 핵심블루칩과 은행주, 그리고 낙폭이 컸던 제약, 건설주 등이 유망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