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소폭 하락, "월말까지 횡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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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소폭 하락, 전날 상승폭 만큼 낮아졌다.
거래는 은행권 지준일이었던 전날보다는 활발했지만 여전히 부진했다. 뉴욕 채권 금리가 보합권에 머무는 등 별다른 변수가 없어 장 초반부터 금리 변동성은 제한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기업의 자본투자 증가세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산업자원부도 올해 하반기에나 수출이 본격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나라 안팎에서 채권에 우호적인 소식이 들렸다.
그러나 금리 하락폭은 크지 않았고 주가가 급등락했음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통안채 입찰을 실시했지만 예정 물량의 일부만 낙찰, 투자 심리가 매우 위축돼 있음이 드러났다.
23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6.47%를 기록했다. 3년 만기 2002-1호 수익률도 0.02%포인트 하락한 6.48%에 장 막판 호가됐다.
5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7.02%로 0.02%포인트 밀렸다. 통안채 2년물과 0.03%포인트 하락한 6.33%를, 통안채 1년물은 0.01%포인트 오른 5.42%를 기록했다.
회사채 수익률 역시 보합권 안에서 하락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AA- 등급 수익률은 0.02%포인트 내린 7.20%를, BBB- 등급 수익률은 0.02%포인트 하락한 11.18%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도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장중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6월물은 2만5,676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11포인트 상승한 102.90으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전날, 2만9784계약보다 적었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2,773계약 순매수한 반면 투신사와 은행은 각각 1,833계약, 748계약 순매도했다.
한국은행이 실시한 통안채 1년물 입찰에서는 예정 물량 1조원 가운데 8,400억원만 연 5.43%에 낙찰됐다. 응찰 금액은 1조400억원에 불과했다.
◆ 수출 발표 때까지 횡보 예상 = 이날 산업자원부는 4월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조업일수 등의 변수를 제거하면 수출 증가율은 6.7%로 줄어들며 수출은 올 하반기에 가서야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전망은 당초 신국환 산업자원부장관의 "이달 수출 증가율은 7∼8%에 머물 것"이는 발언 내용을 재언급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분위기였다.
미국에서는 월요일 그린스팬이 "재고투자가 회복되기 시작했다"면서도 "기업의 투자 및 전체 경제의 회복 속도가 빨라질지는 의문"이라고 밝혀 역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린스팬은 23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있으나 이전의 발언을 뒤엎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국내외 전망은 시장에 반영돼 있어 실제 지표가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 분위기다.
대한투자신탁즈원의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다음주 초에 발표되는 수출 실적이 예상을 깨고 두자리수 높은 비율로 증가할 경우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횡보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지기는 했지만 몇 달 안에 인상될 것은 부정하지 못한다"며 "이에 대한 우려로 시장 금리가 과도하게 하락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