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다음, "실적 차별화 긍정, 성장성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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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전날 예상치를 넘는 사상최대의 분기실적을 내놓았으나 향후 주가의 상승모멘텀에 대한 강도를 둘러싸고 시장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표 포탈업체로서 수익원 다각화를 바탕으로 하반기 경기회복과 함께 실적 개선폭이 클 것이라는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현재 주가가 이러한 실적 개선 기대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으며 장기 성장성이 그리 밝지 만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체로 다음의 적정주가를 4만∼5만원대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본격적인 모멘텀은 3/4분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개인 수익모델 창출, 해외 포탈과 차별화 성공 = 일단 긍정적인 부분은 전통적인 수익원인 온라인 광고 이외에 전자상거래, 거래형서비스 등을 도입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이다.
야후 등 해외 포탈업체가 수익성 문제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다음이 차별적인 영업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LG투자증권의 이왕상 선임연구원은 "야후 등 해외 포탈업체가 솔루션과 온라인광고 등 B2B사업에 치우쳐 흑자 전환 전망이 어둡다"며 "그러나 다음은 아바타 등 거래형서비스 등을 통해 개인을 상대로 한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해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왕상 연구원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온라인우표제의 수익 예상치를 제외하고도 2/4분기부터 5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며 "적정주가를 기존 5만800원에서 상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의 강록희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극심한 불황과정에서 구조조정을 거치며 경쟁업체가 줄어든 점이 긍정적"이라며 "향후 온라인우표제가 정착할 경우 서버투자비용 절감 등의 효과 외에도 기존의 '무료 이메일 서비스 업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유료화 인식을 확산할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록희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을 지났지만 경기후행성격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회복세는 3/4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적정가는 4만5,000원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방대호 수석연구원은 " 현재 코스닥 시장 등록업체가 지난해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아 시장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최근 기관 투자가의 인식도 나쁘지 않고 전자상거래업체 전반으로 3/4분기 흑자 전환 사례가 늘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의 1/4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반영, 투자의견을 기존 시장수익률 하회에서 중립으로 한 단계 올렸다.
◆ 고성장성 지속 의문 = 그러나 수익성 호전 전망은 밝지만 성장성을 감안할 때 현주가에서 큰 메리트는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옥션이 이미 시행중인 선진회계처리방식을 도입할 경우 전자상거래 부문의 외형 매출액이 급감할 전망이며 이는 시가총액 대비 매출액이 적다는 인식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100% 이상 성장한 2,000억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 힘을 얻고 있지만 과연 내년에도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갈 지 여부가 고민으로 남아있다.
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됐다고 하지만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인터넷 상거래 진출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점이 커다란 장애물로 다가서고 있는 것.
따라서 최근 주가 하락폭이 커 접근 가능성은 있지만 일부 시장 의견처럼 적정가를 6만원 이상으로 보기에는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대우증권 조점호 연구위원은 "펀더멘탈 개선 징후가 뚜렷하지만 "현재 주가가 이미 반영하고 있어 4만∼5만원대 이상은 힘들다"며 중립의견을 유지했다. 현재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인데 비슷한 규모의 다른 제조업체와 비교할 때 초라하다는 것.
조점호 연구위원은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가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인력감축 등 급진적인 구조조정이 미흡한 점도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최영석 연구원은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적극적인 유무선 통합 인터넷 포탈 전략이 위협요인"이라면서 "다음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켜주었던 장기 성장성에 대한 믿음을 불확실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SK텔레콤의 공격적인 포탈 전략과 KT 그룹의 유무선 포탈 서비스 사업은 장기적으로 다음 수익성의 근간이 되는 국내 1위 인터넷 사용자 기반을 위협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다"면서 "고속 성장 지속을 확신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