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키울때는 정신 없어서 그런지 별로 이쁜 줄도 몰랐는데,막상 이제 남의 아이들을 돌보니깐 너무 이쁘다는 걸 느껴요." 4년 경력의 베이비시터 신현이(39)씨는 "남의 아이들을 돌볼 때는 아무래도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지켜보게 되기 때문인지 사랑스러운 점이 눈에 잘 띄는 것 같다"며 배시시 웃었다. 그가 베이비시터라는 직업을 갖게 된 계기는 두 자녀가 모두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생겨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처음엔 기독교 계통 사회복지회관에서 교육을 받은 후 간병인으로 활동하려 했지만 베이비시터가 더 잘 맞을 것 같다는 회관측의 권고로 이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원래 조카들이 많아서 아이들과 지내는 데 익숙한 편이었다"며 "자식 같은 아이들을 보살피는 건 전혀 힘들지 않을 뿐더러 즐겁고 보람있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지금 고정적으로 6살짜리 여자아이를 거의 1년째 돌보는데 저를 "이모"라고 부르면서 잘 따라줘서 고맙고 이쁘죠.가끔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진짜 엄마가 있는데도 저한테 달려올 정도예요." 남편의 지원도 든든하다. 보통 평일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 일하는 그가 조금 늦을 때면 밥상까지 차려놓고 기다리는 자상한 남편을 둔 덕에 더욱 더 일할 맛이 난다고."남편도 애 돌보는 것 만큼 뿌듯한 일도 드물다며 대찬성이에요. 건강만 허락한다면 60대에 들어서도 이 일을 계속 할 작정이예요."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