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부총리에게는 "핏대"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전 부총리 자신이 설명하는 별명의 유래가 재미있다. 지난 80년대 육사출신 장교들을 5급 공무원(사무관)으로 배치하던 소위 "유신사무관제도"를 폐지시키는 일에 앞장서면서 곳곳에서 "핏대"를 세운 게 그에게 별명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당시 전윤철 경제기획원 예산총괄과장은 정문화 당시 총무처 인사과장(현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육사졸업생을 유신사무관으로 뽑는 관행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결의한 뒤 기획원 간부회의에서 "작전"을 결행했다. 그는 "군대 자리가 줄어들어 일정한 인원을 행정부로 배출할 수 밖에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자리가 부족하면 육사 졸업생 숫자를 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것.결국 그는 육사출신 사무관 임명제도는 폐지됐다. 그에게 "핏대"라는 별명이 굳혀진 것은 전두환 대통령 시절 "공무원 사정을 위해 24시간 감시하라"는 지시에 사표까지 내던지면서라고 했다. 공무원 부정부패 예방을 위해 부하직원들을 24시간 감시하라는 윗선의 지시에 "나는 못한다"고 핏대를 세웠고,결국 경제기획원은 부하직원을 감시하지 않아도 되는 "특혜"를 누렸다고 회고했다. "하루의 3분의2를 함께 사는 부하직원들을 감시하라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었다"고 전 부총리는 설명했다. 전 부총리는 "요즘에는 내 별명으로 "핏대"대신 한문으로 "혈죽"(血竹)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며 싫지않은 표정을 지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