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벽' 지혜롭게 깨자 .. '유리 천장 통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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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함은 CEO다.
그런데 나를 지칭하는 말에는 늘 '여성 CEO'라는 부연설명이 따른다.
명함을 받으면 으레 내 얼굴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사람들,여선생 여의사 여군같이 굳이 성별을 밝혀야 할 이유가 없어도 과잉친절을 발휘하는 단어들 속에서 나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엄연히 버티고 있는 벽을 느낀다.
'유리 천장 통과하기'(캐롤 갤러허·수잔 골란트 지음,곽진희 옮김,현암사,1만5천원)를 받아든 순간 이 책의 내용을 십분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지금까지 내가 거쳐온 크고 작은 벽들이 생생하게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유학 시절 평범한 유색 인종인 나는 잔인하고 차가운 유리 천장에 부딪혔고 출구를 찾아 무던히 헤맸다.
그러한 싸움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여전히 계속되었다.
그러나 그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모든 것이 그렇듯 언제나 해답을 찾는 것은 내 몫이었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그렇게 나만의 노하우를 찾아내는 데 얼마간은 성공했기 때문은 아닐까 자위해 본다.
프리랜서 번역사로 출발해 번역전문회사를 설립하고,팬트랜스넷을 2002월드컵 다국어 공식번역업체로서 한국의 대표번역기관으로 키우기까지,나는 도전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 악착같이 일했다.
여자라서 움츠리는 대신,나는 여자임을 마음껏 즐겼다.
지금도 나는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1시간 이상을 보낸다.
정성껏 화장하고 그날의 일정에 맞춰 가장 어울리는 차림을 하고 머리 손질을 끝내면 성능 좋은 무기를 장전한 듯 뿌듯하다.
그리고 나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을 열심히 한다.
내가 내 앞의 유리 천장을 통과했듯이,누구든 자신만의 꿈이 있고 목표가 분명하다면 제대로 된 길을 찾아 성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유리 천장 통과하기'는 성공을 꿈꾸는 모든 여성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포천'지가 선정한 최고 여성 CEO 1백명이 제시하는 성공 노하우를 읽는 즐거움과 함께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그들이 체득한 'CEO 마인드'를 개인에게 적용해보는 실전 연습도 재미있다.
체계적인 과정으로 자신에게 맞는 커리어 모델을 제시하는,스승과도 같은 책이다.
그 동안 '유리 천장'을 깨뜨리는 책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대부분 부정적인 장애물에 초점을 맞춰 실제로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이 책은 내가 느꼈던 '유리 천장'과 그것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전략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어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성은 앞으로 자신이 겪게 될 상황을 간접 체험함으로써 융통성 있게 해결할 전략과 방법론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여성이라면 이 책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점검하고,갈등 요소나 문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지혜를 얻을 것이다.
어렵게 유리 천장의 창문이 열려 여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지 20년도 채 안 되었지만,21세기는 가능성을 무한하게 열어놓고 여성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다린단 말인가? 당장 시작하자!
박희선 (주)팬트랜스넷 대표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