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벤처에 모인 사람들 .. 정정태 <티지코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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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태 < 티지코프 대표이사 jtchoung@tgcorp.com >
어제 나는 참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평소에 알고 있는 사항이지만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벤처를 하는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젯밤에 나와 몇 명의 임원은 외부 손님들과 회사 근처에서 저녁식사 미팅을 했다.
밤 11시에 이야기가 끝났고 손님들에게 우리 회사 기술 개발실을 구경시켜 주겠다고 사무실로 데리고 올라왔다.
빌딩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20여명이 넘는 기술개발팀원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밤 늦게까지 생동감 있게 일하고 있는 기술개발 직원들이 참으로 고마웠다.
내가 최근에 가지고 있던 우려가 많이 불식되어지고 다시 자신이 붙는 것을 느꼈다.
우리의 기술개발 임직원들이 이렇게 열심히 또 성실하게 버티고 있는 한 우리 회사의 미래는 무한히 밝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벤처기업 하는 보람을 다시 느꼈으며 내가 이 회사의 대표이사라는 것이 참 자랑스러웠다.
'그래 이게 벤처야'하고 느꼈다.
그 순간 모든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
실상,우리의 기술개발 임직원들은 3년째 거의 매일 이런 자세로 일해왔다.
불철주야로 기술개발과 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 자신의 모든 정열을 쏟아부어 왔던 것이다.
마케팅쪽도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리드해 나가면서 밤 늦게까지 고객과 상담하며 업체를 발굴하고 꾸준하게 계약을 따내고 있다.
경영지원과 고객관리 또한 복잡 다양한 내외부 사람들,그리고 대고객 및 금융기관과 관련해 어렵고 껄끄러운 업무들을 매끄럽고 완벽하게 처리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여전히 멋있는 젊은 사람들이 모여서 스스로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벤처기업의 성공신화를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내 우려가 사라지면서 벤처기업에 모인 사람들은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벤처 정신과 열정은 여기에 있으며 다만 좀더 성숙되고 안정되게 우리의 꿈을 실현해가고 있을뿐이었다.
벤처기업을 3년째 운영해 오면서 풀 스피드로 질주해 온 것 같다.
2000년 1월에는 자본금 1억원에 종업원 4명이었던 회사가 이제는 자본금 47억원에 54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매출이 급신장했고 순이익도 냈다.
금년에는 더 좋은 실적을 내서 코스닥에 등록하려 한다.
지난 2년간 벤처 기업의 경영환경이 무척 어려웠던 시절에 일구어낸 결과물들이라 더욱 값지고 같이 뛰어준 임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요즘 회사의 매출과 수익이 목표치에 미달해 우려하고 있으며 심기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3년째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급성장을 실현해온 우리 회사 임직원들이 피로해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회사의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가 되고 기대했던 사업분야의 실적이 부진할 때 참 고민이 많이 됐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조직 내에 벤처 정신이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닌가 였다.
도전정신과 창의성에 입각한 끊임없는 열정과 추진력은 벤처의 구성요건이며 성공을 위한 필수요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