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과 김영훈 대구도시가스 회장이 모두 대외적으로 '대성그룹 회장' 직함을 사용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김영대 회장과 김영훈 회장은 대성그룹의 창업자인 고 김수근 명예회장의 장남과 3남. 김영훈 회장은 지난해 대구도시가스 회장에 취임한 이후 명함은 물론 각종 모임에서도 자신을 대성그룹 회장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대 회장측은 대성그룹의 모회사인 대성산업을 물려받은 장남이 당연히 그룹회장이 돼야 한다며 김영훈 회장측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김영훈 회장에게 수차례 공문을 보내 대성그룹 회장 직함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으나 별 소득을 얻지 못했다"며 "대성산업과 대구도시가스는 계열분리된 상태인데도 김영훈 회장 때문에 투자자들이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반면 김영훈 회장측은 지난해 대성그룹을 분할하면서 대성산업 서울도시가스 대구도시가스를 각각 모회사로 1·2·3군으로 나눴기 때문에 3군 회장인 김영훈 회장이 대성그룹 회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대구도시가스 관계자는 "대성그룹의 호칭을 1군만 쓰라고 합의해준 적이 없다"며 "김영훈 회장이 대외적으로 대성그룹을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하는데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경련 모임에서도 김영대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성산업 회장'으로 기업경영위원회에 참여했으며 김영훈 회장은 최근 '대성그룹 회장'으로 회장단 간친회에 참여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