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보합마감, "레벨 경계감 VS 저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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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연일 경신한 가운데 보합권에서 한 주를 마감했다.
하락이 대세라는 분위기 속에 달러/엔 128엔대 하락, 네고물량 등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반면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 주가 약세 등과 역외매수 등이 환율 상승 요인으로 대치했다.
시장 참가자들의 잦은 포지션 이동으로 시중 포지션 파악은 쉽지 않았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과 같은 1,297.60원에 마감했다. 지난 12일 1,332원의 연중 최고치 이후 24일과 이날을 제외하고 8거래일이 하락했다.
개장초 역외매수, 외국인 주식순매도 지속 등으로 1,300원대를 회복, 최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연출됐다. 전날 정부의 구두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일정부분 자리잡았다.
그러나 1,300원 부근의 업체 네고물량에 부닥치면서 반락 궤도에 접어든 환율은 오후장에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량 부담감은 여전히 안고 있음을 보여줬다.
레벨 부담감과 주식순매도에 대한 부담 증폭이 장 막판 달러되사기(숏커버)를 불러들였다.
◆ 저점 확인과 조정사이 간극 = 다음주도 대세 하락의 영향권내 편입된 가운데 외국인 주식자금의 역송금수요와 월말 네고물량이 맞물리고 달러/엔 환율의 추가 하락여부, 외환당국의 입장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저점 확인과정의 진행과 아래쪽 경계감을 염두에 둔 조정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초 역외매수와 숏커버가 환율을 1,300원대로 당겼으나 차익매물과 네고물량이 이를 막아섰다"며 "네고는 꾸준히 나와 결제보다 앞섰으며 역외는 초반 매수에 나선 이후 조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도 적극적 반응은 없었으나 레벨에 대한 부담으로 속도조절이 약간 있었던 것 같고 대세는 이의를 달지 않는 것 같다"며 "다음주 조정이 약간 예상되는 흐름속에 주초 하락하다가 주중반이후 반등, 1,295∼1,310원의 흐름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국내 실수급은 많지 않은데 역외나 NDF정산관련 거래나 포지션 이동이 잦았다"며 "전체 포지션은 물량을 가지고 있어 반등다운 반등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음주 외국인 순매도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달러/엔이 낙폭을 어디까지 확대할 지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1,300원을 고점으로 저점확인 작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1,288∼1,3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화 약세 VS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 = 달러/엔 환율은 일본 정부의 엔 강세에 대한 불편한 심경 피력에도 불구, 반등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128엔대에서 하락 흐름을 보였다.
전날 뉴욕에서 미국 경제의 회복이 늦춰질 것이란 우려가 커져 128.67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일본 정부 관계자의 잇단 구두개입으로 128.90엔까지 반등했으나 영향력이 강하지 않았다. 달러/엔은 오후 4시 47분 현재 128.32엔을 기록중이다.
일본 정부는 엔화 강세가 일본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경제 펀더멘털 미반영, 엔 강세 속도에 대한 불만을 언급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란 우려감이 달러화 약세를 부추긴 측면이 강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789억원, 265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주식순매도는 나흘동안 6,364억원에 달했으며 다음주 초 역송금수요가 부각될 전망이다.
한편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원화 강세를 부정적 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수출기업의 경쟁력제고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정부분 환율 하락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40원 높은 1,298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297.40원까지 내려 하락 반전했다가 역외매수 등으로 9시 53분경 이날 고점인 1,300.50원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환율은 차익매물, 네고물량 등에 밀려 1,297원선의 보합권으로 내려선 뒤 장 막판 달러되팔기(롱스탑)가 강화, 하락 반전하며 11시 51분경 1,297원까지 흐른 끝에 1,297.1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296.9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1시 38분경 1,297.60원까지 반등했으나 다시 1시 43분 1,296.70원으로 저점을 낮췄다.
그러나 저가매수 등으로 상승 반전한 환율은 2시 6분경 1,298.10원까지 올라섰고 한동안 1,297원선을 횡보하다가 역외매도, 달러/엔 반락 등으로 3시 5분경 이날 저점인 1,295.6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환율은 달러되사기(숏커버)로 3시 59분경 1,297.70원까지 올라선 뒤 주로 1,297원선에서 등락하며 장 막판 강보합권에서 마무리를 지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300.50원이며 저점은 지난해 12월 20일 1,292.50원까지 내려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295.60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4.90원을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0억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4,08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3억1,200달러, 3억2,460만달러가 거래됐다. 27일 기준환율은 1,297.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