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의 계획대로 주당 13.5대 1의 감자(減資;자본금 줄임)가 이뤄질 경우 소액주주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하이닉스 주식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는 30만여명에 달하며 이들의 보유주식수가 전체 주식의 90% 이상인 10억주에 이르고 있다. 우선 13.5대 1의 감자가 이뤄지면 하이닉스 1백주를 가진 소액주주는 주식수가 7.4주로 줄어들게 된다. 감자는 회사의 가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만큼 이론적으로는 주가가 감자후에 감자비율만큼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경우에는 주가가 감자 비율인 13.5배만큼 뛰어 재산가치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지 증권가에선 의문시하고 있다. 채권단 계획대로라면 메모리 부문이 마이크론에 매각되고 남은 잔존 법인은 자본금 1조7천3백30억원과 부채 3조7천60억원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잔존 법인의 매출액은 2001년 실적을 기준으로 했을 때 8천5백억원에 불과하다. 매출액에 비해 차입금과 자본금이 훨씬 큰 기형적인 구조다. 또 비메모리 사업에서 나오는 영업이익으로는 이자 상환 등 정상적인 재무관리가 불가능하다. 현대증권 우동제 팀장은 "비메모리 부문의 가치는 대략 주당 1천원 가량으로 추정된다"며 "감자 후에도 주가가 현 수준보다 높게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즉 감자로 주식수가 대폭 감소하나 주가가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소액주주들의 재산가치는 13.5분의 1로 줄어들게 된다는 얘기다. 지난 3월 주식수를 줄이는 감자방식 대신 액면가를 높여주는 '주식병합'이 대안으로 제시된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하이닉스 주식의 90%를 가진 소액주주들이 감자방안에 대해 적극 반대하는 의사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