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미성년자 신용카드 발급으로 발생한 카드대금을 내지 않게 해달라는 집단소송이 사상 처음으로 제기됐다. 윤성철 변호사는 고모군 등 미성년자 44명을 대리해 BC 삼성 LG 현대 등 8개 신용카드회사를 상대로 미성년자 신용카드 발급으로 인해 발생한 전체 카드대금의 무효와 반환을 요구하는 전체 소송액 4억여원 규모의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삼성카드의 경우 미성년자 청구인이 33명에 달하는 데다 카드대금 반환청구금액 4천만원,무효청구금액 1억원 등 피소송 금액이 1억4천만원으로 가장 많다. 윤 변호사는 "현행 민법은 미성년자(만 20세 미만)가 카드발급계약을 체결하려면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하지만 카드회사들이 만 18세 이상이면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악용해 미성년자들에게 부모 동의 없이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성년자나 부모가 미성년자 단독으로 한 카드발급행위를 취소하면 모든 것이 무효가 되는 만큼 카드대금을 낼 필요가 없으며 이미 낸 대금은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변호사는 "미성년자 44명이 8개 회사로부터 발급받은 98개의 카드로 사용한 금액 가운데 이미 납부한 1억6천만원은 되돌려주고 미납한 3억원은 채무변제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미성년자에 대한 카드발급 문제가 불거진 이후 만 18세 미만에게는 카드발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미 납부한 카드대금까지 반환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는 만큼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집단소송이 윤 변호사의 주장대로 미성년자 카드사용대금의 무효가 인정될 경우 신용카드회사들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미성년자 카드대금 반환소송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18일부터 부모의 동의 없이 발급한 미성년자 신용카드 연체액에 대해 신용카드회사가 책임지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지시한 바 있어 판결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