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다우 2개월만에 1만선 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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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11테러' 이후 가장 힘들었던 한 주를 끝낸 월가는 완전히 탈진한 모습이다.
기업실적이 기대만큼 좋지 않은 데다 각종 경제지표들도 빠른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게다가 기업들의 '부실회계'문제가 계속 확산되며 월가의 지뢰밭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급락으로 인한 기술적인 반등이 예상된다는 점이 몇 안되는 호재로 부각될 정도다.
다우는 지난주 3.4% 하락한 9,910.72를 기록했다.
10,000선 밑으로 내려가기는 지난 2월 22일 이후 2개월 만이다.
나스닥은 낙폭이 더욱 컸다.
7.4% 떨어진 1,663.89.지난해 10월 18일 이후 거의 반년 만의 최저치다.
S&P500도 1,076.32로 4.3% 하락했다.
지난주 3대 지수의 낙폭은 9·11테러 직후의 첫주 다음으로 가장 컸고,이에 따라 3대지수는 모두 올 들어 마이너스 상승률로 돌아섰다.
지난주 월가는 △예상보다 나쁜 기업수익 △소비심리 냉각 △기업회계 파장 등 세 가지 재료가 가뜩이나 살얼음판이던 증시를 꺾어놓았다.
전문가들은 "1분기 기업수익회복을 너무 낙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이 크다"며 "이제 2분기 이후의 기업수익이나 경기회복도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망한다.
26일 발표된 미시간대학의 소비자 감정지수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속적인 증시하락과 중동지역의 긴장고조로 인한 유가상승 등으로 4월 소비자 감정지수(93.0)가 3월(95.7)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것.소비가 GDP(국내총생산)의 3분의 2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1분기 GDP가 예상과 달리 5.8% 상승했다는 호재가 소비심리냉각에 묻혀버린 것은 결코 의외가 아니다.
게다가 제2의 엔론으로 일컬어지는 기업들의 회계부실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들이 겉으로는 '매수'추천한 종목을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에게는 '매도'권유하는 등 거의 금융사기에 가까운 일을 저지른 것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투자자들이 기업이나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되어 증시를 떠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기업주가도 이런 흐름을 그대로 반영했다.
'금융사기'조사의 1차 당사자로 CEO 데이비드 코만스키가 공식 사과까지 발표한 메릴린치가 11% 떨어진 주당 43.88달러를 기록했고 관계기관들의 조사확대 발표로 모건스탠리(12.6%) 골드만삭스(12.9%) 시티그룹(7%) 등 금융주들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엔론의 경쟁업체로 엔론 같은 회계문제가 터지고 있는 다이너지가 지난주 무려 47% 하락했고 타이코인터내셔널도 33% 추락했다.
월드컴이 44.5% 추락하면서 통신 및 관련주들의 급락을 가져오기도 했다.
미국 역사상 사상 최악의 분기손실을 낸 AOL타임워너가 10%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