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재팬의 순익이 전년도의 2배로 껑충 뛰었다. 손정의씨가 세운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야후재팬은 지난 3월말로 끝난 2001 회계연도에 58억7천만엔(4천5백60만달러)의 순익을 올렸다고 28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대비 1백21% 증가한 3백15억엔으로 급증했다. 10년 이상 장기불황에 시달려온 일본 시장에서 기술주 거품의 대명사로 통하는 닷컴기업이 거둔 실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놀라운 결과다. 이는 야후재팬이 비즈니스모델의 중심을 온라인 광고에서 초고속 인터넷접속서비스인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망)과 온라인 경매로 발빠르게 옮겼기 때문이다. 야후재팬이 지난해 여름 NTT 등 기간망 사업자들이 주도해온 ADSL서비스에 뛰어들 때만 해도 주변에선 성공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이 회사 ADSL서비스인 '야후BB'는 2001 회계연도에 1백33억엔의 매출을 올려 야후재팬 총매출의 42%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말 20만명에 이르던 가입자가 지난 25일 현재 52만명으로 불어난 게 이를 말해준다. 사업개시 1년도 안돼 야후BB가 온라인광고(39%)를 제치고 야후재팬의 성장엔진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야후BB의 인기는 빠르고 싸기 때문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미국이나 한국보다 전송속도가 2배이상 빠르다"고 설명했다. 야후BB가 작년 8월 서비스 개시 당시 타 사업자 요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월 2천엔으로 승부를 건 것도 주효했다.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자연히 다른 사업자들도 지난해 10월부터 월 2천엔으로 요금을 떨어뜨리면서 일본 ADSL시장은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그 덕분에 일본 ADSL가입자는 2000년말 1만명선에서 올초에는 1백79만명으로 급증했다. 연말께면 일본의 ADSL가입자가 한국(8백만명)의 가입자수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야후재팬은 지난해 5월 유료화를 시작한 온라인 경매에서도 24억2천만엔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다 야후BB 가입자에게 접속장비를 판매해온 사업부문을 BB테크놀로지에 넘긴 뒤 가입자당 일정규모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매출은 줄지만 재고부담이 없는데다 안정적인 수익원이 생긴 것이다. 야후재팬의 이같은 성장은 닷컴도 불황속에서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