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인 경남·광주은행을 한빛은행과 통합시키는 방안이 쉽게 절충점을 찾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방선거 및 대통령후보 선출등과 맞물리면서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비화하는 양상이다. ◆ 논란 배경 =지난 3일 AT커니는 "두 지방은행이 독립적인 체제로 경쟁력 있는 수익모델을 갖고 생존, 성장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한빛은행과 원뱅크(One Bank)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컨설팅 결과를 내놨다. 이에 우리금융은 AT커니의 컨설팅 결과를 존중키로 노사가 이미 합의한 바 있다며 두 지방은행을 한빛은행과 합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 경남.광주은행의 주장 =두 지방은행의 입장은 한마디로 법인격(독립은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AT커니의 견해와 달리 지역은행으로서 독자생존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그 근거로 광주은행의 경우 △작년 총자산 이익률(ROA)이 시중은행을 포함해 가장 높았고 △정부와 체결한 경영이행계획(MOU) 목표도 1백% 달성한 점 등을 들고 있다. 두 은행은 특히 "두 은행이 한빛은행과 합쳐질 경우 지역은행의 독자성을 완전 상실,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역정서에 호소하고 있다. 이를 위해 두 은행 노조가 각각 '독자생존을 위한 1백만명 서명운동'을 벌여 서명지를 정부기관 등에 전달하기도 했다. ◆ 우리금융 입장및 전망 =우리금융은 AT커닝의 컨설팅 결과를 존중, 두 지방은행을 한빛은행과 합친다는 원칙론을 견지하고 있다. 6월말까지 두 은행의 기능재편작업을 끝낸다는 계획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오는 6월13일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밀어붙이기식 통합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융계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한시적으로나마 두 은행의 독립법인격을 유지해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두 은행의 IT(정보기술) 및 카드사업 등을 분리하는 조건으로 한시적인 독립법인격 유지를 보장해 주면서 실질적인 기능재편을 마무리한다는 것. AT커니의 컨설팅 결과에도 '두 은행의 독립법인격을 유지할 경우' 실질적으로 원뱅크의 효과를 꾀하도록 한다는 단서조항이 있어 이런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