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클럽시장에서 '국산 바람'을 일으켰던 (주)랭스필드(대표 양정무)가 부도를 냈다. 랭스필드는 지난 27일 거래은행인 한빛은행과 외환은행 종로지점에 돌아온 어음 4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이날자로 최종 부도처리됐다. 랭스필드의 부도는 국내 골프용품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92년 설립이래 10년동안 외제클럽 선호경향이 유난히 강한 국내시장에서 점유율 1위 '국산 브랜드'로 상당한 입지를 굳혀왔기 때문이다. 랭스필드는 93년 대전엑스포 공식 선정 상품이 되면서 골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연간규모 3천5백억원중 90% 이상을 외제클럽이 점유해온 국내 클럽시장에서 랭스필드는 맥켄리인터내셔널, 미사일골프코리아 등과 함께 국산브랜드의 바람을 이끌며 골퍼들을 파고 들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랭스필드는 국산클럽 점유율을 5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수출에도 나서 미국 독일 남아공 태국 등 36개국에 연 1백만달러 어치를 팔았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1백20억원. 랭스필드의 부도는 과다한 투자에 따른 자금난, 비합리적인 클럽 유통체계, 무리한 가격덤핑 등이 직접적 원인으로 꼽히지만 그 밑바닥에는 골퍼들의 외제 선호와 그에따른 국산 클럽의 입지 약화라는 '고질'이 있었다. 랭스필드가 추가로 막아야 할 어음은 68억원에 달한다. 제3자가 선뜻 인수에 나서거나 법정관리로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