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28일 금강산에서 이뤄졌다. 남측 이산가족 99명은 이날 오후 상봉장인 금강산여관에 도착,꿈에도 그리던 북측 가족 친지 1백86명과 단체 상봉.공동만찬을 잇달아 갖고 반세기 동안의 한많은 사연들을 쏟아냈다. 지난 세월에 대한 원망과 만남의 기쁨이 뒤섞여 상봉장은 삽시간에 울음바다를 이뤘다. 이번 상봉은 지난해 10월에 이뤄지려다 무산된후 6개월만에 성사돼 기쁨이 더 컸다. 이에앞서 남측 가족은 27일 속초에서 하룻밤을 보낸뒤 이날 설봉호편으로 금강산장전항에 도착,선상호텔 "해금강"에 여장을 풀었다. 남측 가족들은 방북 이틀째인 29일 개별상봉과 공동중식,삼일포 공동참관등을 통해 북측 가족과 회포를 푼 뒤 30일 금강산을 출발,속초항으로 귀환한다. .28일 오후5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당초 방북단 명단에 들었다가 노환으로 방북을 포기한뒤 26일 끝내 숨진 어병순(93.여)씨의 딸 이부자(62.전북 남원시)씨는 북측 언니 이신호(66)씨와 통한의 상봉을 했다. 어머니와의 재회를 손꼽아 기다려온 언니 신호씨는 동생 부자씨가 가져온 어머니의 영정을 부여안고 통곡했다.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가운데 최고령인 권지은(88.여)씨는 55년전에 헤어진 막내아들 이병립(62)씨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북녘 땅에 두고 온 막내아들이 자꾸 눈에 밟혀 57년을 하루 하루 죄책감 속에 살아야 했다"는 권씨는 "생전에 아들을 만났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감회를 피력했다. .김홍주(84)씨도 52년만에 아들 정신(59)씨를 만났지만 혼자 남한에 내려왔다는 죄책감으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평안북도의 지주 집안 출신이었던 김씨는 토지개혁으로 운신이 어려워지자 한국전쟁 당시 아내와 2남2녀를 뒤로하고 남쪽으로 넘어왔다. .지난 53년 황해도에서 단신으로 남하했던 안용관(81)씨는 부인 윤분희(74)씨와 딸 순복(51)씨를 얼싸안고 기쁨과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 없이 자식을 키운 아내와 아버지 없이 힘든생활을 견뎠을 딸에게 연신"미안하다"며 어깨를 쓸어내렸다. 금강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