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닐슨 볼보건설기계코리아 사장(43)은 직접 서류를 복사하고 직원용 정수기 물통까지도 손수 갈아끼우는 사장으로 소문 나 있어 거창한 회사 경영전략을 물어보는게 오히려 이상스러웠다. 그래서였을까. 인터뷰 내내 '상식(Common sense)적'인 경영을 힘주어 말했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의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있던 그는 토니 헬샴 초대 사장이 그룹으로 영전해간 이후인 2000년 7월부터 이 회사를 이끌어 왔다. -독특한 경영기법을 소개한다면. "기업의 핵심 역량을 키워 고객 중심의 서비스와 제품을 시장에 제공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연구개발자나 제품디자이너 등을 수요자들에게 내보내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케 하고 있다. 사내 역량강화를 위해서는 직원 시스템 기술 등 세가지 부문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대단히 상식적인 경영이다. 중요한 것은 상식을 실천하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경영전략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삼성중공업 시절 허용되지 않았던 노조 설립을 굳이 허용한 까닭은. "한국의 전반적인 노사관계 풍토는 아직 성숙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임금 인상과 정치적인 명분 등 단기적인 이슈에만 집착하고 있다. 노사가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장기적인 시각이 부족하다. 노조 설립을 허용하기 전에 우려가 없지 않았던 이유다. 그럼에도 서로를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해 함께 성장한다는 차원에서 노조를 허용했다. 상호신뢰 덕분에 노사문제가 없다." -요즘 한국의 정부관료나 기업인들을 자주 만난다고 들었는데 주요 관심사는. "역시 노사관계가 주요 이슈로 거론되고 한국의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 수립문제와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여부 등을 얘기한다. 한국의 경쟁국인 싱가포르는 지난 10~20년동안 노동법 세법 등을 개선해 외국 투자자금을 수월하게 유치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도 초기단계다." -현재 총 8명의 임원중 여성이 2명인데. "여성차별도 없고 여성우대 방침도 없다. 다만 가장 적합한 업무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배치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경영계획은. "매출액과 순이익을 지난해보다 10%씩 신장시킬 계획이다. 특히 수출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5.5%로 높였던 전세계 굴삭기 시장점유율은 6%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동남아시아 남미 동유럽 등 신흥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내수 부문에선 고객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굴삭기는 일회성 소비재가 아니다. 엄격한 품질기준을 만족시키기 못한 제품을 시장으로 내보내지 않도록 하는 권한을 전직원에게 부여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