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스팟' 신세대에 딱! .. 같은 내용 두세달씩 보기 지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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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드는 광고라 해서 꼭 하나만 만들라는 법이 있는가.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여러편의 광고를 제작해 함께 집행하는 "멀티스팟"(Multi-Spot) 광고가 인기다.
올 초부터 카드사들이 남녀 빅 모델들을 동원,경쟁적으로 만들고 있는 멀티스팟 광고는 최근 들어 다른 업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웰콤의 문애란 부사장은 "성별 나이 계층에 따라 고객을 분류하는 세그먼트 마케팅(Segment marketing)이 광고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요즘 나오는 멀티스팟 광고는 대부분 모델의 성별과 상황 설정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KTF의 전자상거래 통합 브랜드인 K-머스 광고는 주연에 따라 "레스토랑 편"과 "현금지급기 편"이 따로 방영되고 있다.
세련된 30대 커리어우먼(김남주)과 40대 중년남성(안성기)이 휴대폰을 이용해 돈을 뽑는가 하면 음식값도 결제한다는 내용이다.
각각의 광고 마지막 장면엔 "휴대폰 하나로 다 하십시요"라는 두 모델의 멘트를 넣어 멀티스팟임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곧 선보일 현대카드의 2차 광고는 카메라 기법을 달리해 제작한 멀티스팟 광고이다.
정준호와 장진영이 어디론가 따로 떠났던 1차분과 달리 이번엔 두 모델이 함께 여행을 떠난다.
다만 카메라의 포커스를 한 배우에게만 맞추는 방법으로 "정준호 편"과 "장진영 편"을 찍었다.
둘은 주연과 조연의 역할을 동시에 연기한 셈이다.
주연 모델은 같지만 조연이 처한 다른 상황을 배경으로 제작된 멀티스팟 광고도 있다.
"수험생 편"과 "직장인 편"으로 제작된 대우전자의 "수피아에어컨 O2"이 대표적인 사례.두 광고에서 주연인 김정은은 졸고 있는 수험생과 술집을 찾아 헤매는 직장인을 집으로 불러 들인다.
"산소에 밑줄 쫙~","산소 한 잔 드실래요"라는 김정은의 말처럼 공부에 찌든 수험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산소가 나오는 에어컨 바람을 쐬며 휴식을 취하는게 어떠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우유의 광고 "god 편"은 2개가 보통인 일반적인 멀티스팟 광고와 달리 총 5편이 제작돼 동시에 전파를 타고 있다.
god 멤버들의 개성에 따라 "우유고래(준형편)" "우유천사(호영편)" "우유광(대니편)"우유챔피언(계상편)" "우유지존(태우편)"이 제작돼 방영되고 있다.
광고 업계에서는 멀티스팟 광고가 확산되는 것은 젊은 핵심 소비계층이 갈수록 영상화되고 있는데 따른 자연스런 흐름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도 광고 물량이 많고 경쟁이 치열한 업종일수록 멀티스팟 광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일기획 배완용 차장은 "젊은 영상세대는 하나의 광고를 두세달씩 보는 것에 쉽게 지루함을 느낀다"며"소비자는 보는 재미를 누릴 수 있고 광고주는 광고의 타깃을 넓힐 수 있다는게 멀티스팟 광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