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장의 금강초롱관에 들어서면 화려한 네덜란드관을 볼 수 있다. 튤립 등 각종 꽃으로 둘러쌓인 네덜란드관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한눈에 네덜란드관임을 알 수 있게 만들어져 참관객들로 항상 붐빈다. 전시회 부스 제작 전문업체인 중앙전람(대표 김일기)이 만든 작품이다. "전시장의 생명은 부스 디자인에 있다.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추구하며 전시장의 공간활용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객의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는 독특한 이미지 형성이 중요하다" 김일기 대표는 하나의 예술품을 창조하는 마음으로 부스를 제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스란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이 자사제품이나 기술을 홍보하는 장소를 말한다. 서울의 코엑스나 미국 라스베가스 등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가면 참가기업들의 부스가 즐비하다. 대기업의 경우 부스가 커서 참관객들이 자연스레 많이 몰리지만 부스가 작은 경우 찾아오는 참관객들이 적다. 하지만 부스가 작더라도 그 기업이 알리고자 하는 내용이 부스 외관에 잘 나타나고 특색이 있다면 전시회에 참가한 성과를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겉모양이 좋아야 사람이 몰리며 그 기업의 이미지에 맞는 디자인이 들어가야 참관객들이 관심을 기울리게 된다"며 "특히 눈에 확 띄는 부스일 경우 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미래의 꿈을 첨단 디자인을 통해 전달하려는 중앙전람의 노력으로 굵직굵직한 전시회의 중요 부스를 맡아왔다. 중앙전람은 지난해 고양세계꽃박람회,한국전자전,한국전기산업전,청주에어쇼,코엑스 서울국제도서전 등의 대형 및 독립 부스장치공사를 맡았다. 중앙전람의 실력은 해외에서도 알아준다. 2000년 베를린 농업박람회 때의 일이다. 한국관을 디자인한 중앙전람은 현지에서 부스를 제작해 설치했다. 한국관의 멋진 모습에 전시회를 찾은 참관객들이 모두 한국관을 들릴 정도였다. 전시회가 끝난 후에는 독일의 전시장치업체가 한국관을 디자인한 디자이너에게 스카웃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19년간 코엑스에서 전시관리 운영업무를 맡아왔었다. 그는 전시산업의 전망을 밝게보고 96년 사표를 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시를 아는 사람이 전시장치 공사를 하게돼 주위의 관심이 집중됐고 그는 이 분야의 선두로 올라섰다. 김 대표는 "부스는 공간예술이며 한국의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차별화하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02)3445-7775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