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영국 과학자와 한국 과학자가 공동으로 연구과제를 수행한다. 과학기술 분야 협력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최근 영국과 아일랜드를 방문한 채영복 과학기술부 장관은 비공개로 진행된 영국 과기부 장관과의 회의에서 노벨상 수상자인 임페리얼암연구기금 소속 폴 너스 박사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미선 박사가 유전자 기능연구의 핵심 미생물인 '폼베(분열효모)'를 공동 연구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벨상 수상자가 한국과 공동 연구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사례는 국내 유전자 분야 기술수준도 세계적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폼베는 아프리카 바나나 껍질에서 많이 발견되는 미생물로 유전자가 사람에게서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와 비슷하다. 세포분열 연구의 기본적인 모델로 다루기 쉬우면서도 형태적 변화를 간편하게 관찰할 수 있다. 두 박사는 5천개에 이르는 폼베 유전자 일부를 없애는 방식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킨 후 특정유전자의 기능을 밝혀 낼 계획이다. 암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를 폼베 유전자에 넣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낸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암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원 박사는 유전자 결손이 된 폼베 돌연변이를 만들어 유전자가 발현되는 것을,너스 박사는 돌연변이를 일으킨 유전자가 세포 내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각각 연구하게 된다. 원 박사는 "셀바이올로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너스 박사와 공동 연구를 하게 될 경우 보다 빠르고 정확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말 너스 박사가 학술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원 박사가 공동 연구를 제의해 이뤄지게 됐다. 원 박사가 국제협력 과제로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나라 과기부가 공동 연구에 합의한 것이다. 너스 박사는 폼베의 복제 조절에 관여하는 물질을 최초로 발견한 공로로 같은 암연구기금의 티모시 헌트 박사,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소 리랜드 하트웰 박사와 함께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