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중 산업생산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 늘어나고 소비도 8.2% 증가하는 등 실물경기가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설비투자 증가율이 1.9% 늘어나는데 그치고 공장건설을 포함한 토목공사도 작년 동기보다 6% 감소하는 등 경기의 본격 회복을 점치기에는 아직 조심스러운 대목들도 적지 않다. ◆ 산업생산 2분기 연속 증가 =통계청은 지난 1.4분기중 산업생산이 작년 동기에 비해 3.9% 증가, 지난해 4.4분기(2.3%)에 이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2분기 연속 증가는 통상적으로 경기가 본격 회복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7.3%로 2000년 9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내수 위주의 성장 =성장을 이끈 원동력은 내수소비와 건설이다. 지난 1.4분기중 소비(도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늘었다. 대형할인점 백화점 편의점 등에서 판매가 고르게 증가했다. 건설투자도 1.4분기중 11.1% 늘어났다. 공장을 포함한 토목공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으나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 위주의 민간부문 건설투자가 22.5% 증가한 덕분이다. ◆ 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진 =건설과 내수소비에서 잠재성장률(5∼6%)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한 반면 설비투자는 가까스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지난 1.4분기중 설비투자 증가율이 2%로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긴 했으나 기대치에는 못미친다. 설비투자 부진은 전체 제조업의 생산능력 증가율 둔화로 나타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생산능력 증가율은 지난 1월 5.5%였으나 2월 2.6%, 3월 1.5%로 계속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생산기반이 흔들리고 공급능력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 설비투자 촉진대책 =산업자원부는 적극적인 설비투자 활성화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올해 설비투자가 5% 수준에 머물거나 밑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내년 이후 성장잠재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산자부는 신기술 분야와 기업의 생산성 향상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대책을 관계부처와 협의할 방침이다. 기술개발.시설투자에 대한 정책자금 융자 금리를 1%포인트 가량 내려줄 예정이다. 또 풍부한 외환보유액으로 펀드를 조성해 구조조정을 촉진하거나 외화대출로 연구개발(R&D)과 신기술투자에 필요한 첨단 장비 도입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입주기업에 대해서도 생산성 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키고 연구소에 대한 지방세 중과세를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 경기 전망은 밝아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월중 100.0으로 전달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6개월 후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도 2.3%포인트 증가했다. 1.4분기 중 재고가 급격히 줄어든 것(-11.4%)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재고가 감소한 만큼 앞으로 생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승윤.정한영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