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도 'GMAC 경계령'이 발동됐다. 현대 삼성 LG 등 국내 할부금융사들이 GMAC의 '상륙'에 긴장하는 것은 우선 '규모' 때문이다. GMAC의 지난 2001년 총자산은 1천9백27억달러(약 2백50조원), 영업수익은 2백55억달러(약 33조원), 순이익은 17억9천만달러(약 2조3천억원)에 이른다. 이에 반해 삼성 현대 등 국내 메이저 할부금융사의 총자산과 순이익은 각각 5조∼6조원, 7백억∼1천5백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GMAC가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영업에 뛰어들면 국내 금융사들은 경쟁상대가 되기 어렵다"는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GMAC의 또 다른 강점은 '다양한 상품력'에 있다. 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GMAC는 GM차 딜러나 부품공급업체, 관계사, 고객에게 다양한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 할부금융사들의 단순한 상품구성력으론 GMAC의 공세를 막아내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금융계 일각에선 GMAC가 예상과는 달리 국내에서 상당 기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의 핵심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판매처와 딜러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GMAC가 판매망을 새롭게 개척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국내 할부금융사들의 조달금리가 지난해 연 6%대로 낮아져 GMAC의 평균 조달금리(연 6.5%, 2000년 기준)에 뒤지지 않는 점도 국내 할부금융사들이 GMAC와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이유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