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닷새 연속 하락, 3월 중순 이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지난 주 금요일 미국 금리가 소비자신뢰지수 악화로 하락해 이번주 국내 시장도 강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주가가 미국의 영향을 받아 크게 하락하고 3월 산업생산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발표돼 장 막판까지 금리 하락세는 이어졌다. 특히 국고 2002-4호의 경우 입찰로 인한 유통물량 확대에 따른 프리미엄이 기대돼 매수세가 몰렸다. 국책연구원장들이 콜금리를 5월부터 인상하기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금리 방향을 바꾸지는 못했다. 29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6.33%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2일 6.23%를 기록한 뒤 가장 낮다. 3년물은 6.35%로 하락 출발한 뒤 한때 6.3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장 막판 들어서는 단기 급락에 따른 부담으로 낙폭을 다소 좁히는 모습이었다. 5년 만기 2002-5호 수익률은 6.92%로 0.05%포인트 밀렸다. 통안채 2년물과 1년물은 각각 0.06%포인트 하락한 6.18%, 0.03%포인트 하락한 5.34%를 각각 가리켰다. 회사채 금리 역시 하락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AA- 등급 수익률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7.11%를, BBB- 등급 수익률은 0.04%포인트 하락한 11.08%를 각각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이틀 연속 상승했다. 6월물은 4만1,631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13포인트 오른 103.27을 가리켰다. 지난달 7일 103.33을 기록한 후 최고 수준이다. 한때 103.41까지 상승했으나 매물 압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상승폭을 좁혔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1,354계약 순매도한 반면 은행은 1,825계약 순매수했다. 이날 국고 3년물 9,000억원 입찰에서는 전액이 금리 연 6.33%에 낙찰됐다. 24개 기관에서 73건, 1조6,900억원으로 응찰했으며 부분낙찰률은 75%를 가리켰다. 이날 입찰한 물량은 5월 2일 국고 2002-4호와 통합 발행된다. ◆ 금리 조기인상돼도 영향 크지 않을 듯 = 이날 한국개발연구원 강봉균 원장, 금융연구원의 정해왕 원장 등 국책 연구기관장들은 전윤철 부총리와 가진 국책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콜금리를 조기에 인상하고 재정정책을 중립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우리 경제가 수출이 증가세로 반전하는 2/4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회복될 전망이고 현재 경기는 전반적인 과열로 보기 어렵지만 저금리 및 풍부한 시중유동성을 배경으로 가계 부채 및 부동산 시장 등에서 일부 과열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다. 금융연구원은 이날 주간 금융동향에서 5월중 콜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콜금리 목표치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6월에는 지방선거일인 6월 13일 직전인 7일에 열려 이때 금리를 인상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크고 7월에 인상한다면 적기를 놓쳤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5월 콜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고 인상을 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선물의 홍창수 시황담당자는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국내 수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지는 미지수"라며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무리해서 5월에 금리를 인상한다 하더라도 주식이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캐리 수요가 일어 금리 안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증권의 오동훈 연구원도 "5월에 금리가 인상된다 하더라도 다음번 인상까지 시차를 최소한 3개월을 둘 것"이라며 "콜금리 인상 부분만 반영된 후 금리는 곧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이어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과 관계없이 당분간 3년물 국고 금리는 6.30%선을 전후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금리 움직임이 큰 변수이긴 하지만 이날 금리가 6.30%선 하향 돌파를 실패한 것을 보면 6.2%대로의 하락은 당분간 무리라는 얘기다. 한편 오는 30일에는 정부의 경제정책 조정회의, 한국은행 박승 총재의 한은 출입기자단 인터뷰가 예정돼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정부와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 정책이 좀 더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