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이사회 30일 MOU 결론 ..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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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전체회의에서 마이크론에 대한 하이닉스반도체의 메모리부문 매각 양해각서(MOU)와 잔존법인 생존방안(재무구조개선방안)이 진통끝에 통과됨에 따라 관심은 30일로 예정된 하이닉스 이사회에 집중되고 있다.
하이닉스 노조가 직원들의 매각반대서명과 사직서 제출 등을 독려하고 있어 직원들의 85%가 고용에 동의해야 한다는 마이크론의 요구조건을 맞출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사회의 판단은=하이닉스반도체는 30일 오전8시 이사회를 열어 MOU와 잔존법인 생존방안에 대한 동의여부를 결정한다.
이사진 10명중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의 찬성으로 승인여부가 결정된다.
이사회에서 승인하는 경우 MOU는 효력을 발휘하지만 승인하지 않을 경우 MOU가 자동 폐기되면서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다.
이사회 승인이 나는 경우 바로 다음날부터 마이크론측 실사단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모든 장부와 서류를 샅샅이 뒤져 하자와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한 정밀실사를 시작한다.
하이닉스 이사회는 박종섭 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는 금융계 출신인 이용성 전 은행감독원장,우의제 전 외환은행장 직무대행,학계 인사인 강철희 고려대 교수,전용욱 중앙대 교수,우창록 율촌합동법률사무소대표,제임스 거지 인텔이사,손영권 오크테크놀로지사장 등이다.
이사들 중에는 MOU와 잔존법인 생존방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다 주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액주주들과 직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승인여부를 장담하기가 어렵다.
사외이사중 한 명은 "이사들이 모두 독립적이어서 이사회도 독립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이사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외이사는 정부측과의 접촉여부에 대해 "내 입으로 어떻게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직원들 동의여부=노조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매각안의 통과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메모리부문 직원들이 85% 이상 고용에 동의해야만 5월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하이닉스 노조는 직원의 99.3%인 1만3천여명으로부터 매각반대서명을 받았다고 밝혀 고용동의를 받기가 만만찮을 전망이다.
하이닉스 노조는 또 28일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직서도 받고 있다.
직원들이 이같은 반발을 계속할 경우 마이크론의 인수의지를 약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 투표 논란예상=한국투자신탁운용과 대한투자신탁운용 등 많은 투신사들이 찬성표를 던짐에 따라 향후 손해배상 소송 등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펀드 가입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투신운용사가 고객의 이익을 제쳐두고 채권단 및 정부측 의견을 따랐다는 시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계의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날 표결에서 각 금융회사의 의사결정 과정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특히 채권단과 정부당국이 찬성률 75%를 맞추기 위해 막판에 집요한 설득작업을 벌인 것이 외압으로 공격당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한투 대투 등 상당수 금융회사는 표결마감 시간이 되도록 찬반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해 회의 참석자들이 난감해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들 금융회사 때문에 첫 가집계 때는 찬성률이 75%에 훨씬 못미치게 나와 주최측이 크게 긴장하기도 했다.
표결 집계와 발표가 지연되는 가운데 회의장에는 변호사들이 자주 호출돼 들어갔다.
몇몇 금융회사들이 조건부 동의서를 제출,찬반 여부에 대해 분명한 법률해석이 필요했다는 것이 채권단측 설명.
결과 발표가 있기 10여분 전 채권단의 고위관계자는 대투관계자와 통화하며 "대투만 동의해주면 75% 넘어요.지금 75% 거의 다 됐어요"라고 종용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성택·김인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