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PC방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부터 정보기술(IT) 산업 육성을 위해 PC방을 적극적으로 허용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햇동안 베이징 시내에서만 약 3천여개의 PC방이 새로 생겼으며 올들어서도 그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베이징에 문을 연 PC방만 어림잡아 약 1만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PC방 숫자가 2만5천여개인 것을 감안할 때 베이징 한 곳에만 한국의 40%에 달하는 PC방이 있는 셈이다. 베이징사범대 근처의 주택가인 베이완우 거리에 사는 이휘씨는 "집 앞 거리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망빠(PC방)가 하나도 없었는데 올들어 무려 15개가 생겨났다"며 "요즘 베이징 시내 어딜 가든 망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 PC방도 차별화 바람 =대부분의 PC방이 약 20∼30대의 컴퓨터를 운영하고 있는 소규모다. 그러나 올들어 1백대가 넘는 컴퓨터를 둔 PC방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야윈촌의 '신뢰멍사' PC방 료이 사장(34)은 베이징 시내에만도 1백석이 넘는 '고급 PC방'이 1백여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들 PC방은 가격정책과 주요 고객 운영에도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다. 학원가의 PC방은 시간당 3위안이지만 고급 PC방은 요금이 6위안이다. 2석짜리 VIP 별실은 20위안까지 받는다. 중국 근로자 평균 월급이 약 8백∼1천위안인 것에 비춰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료이 사장은 "우리 가게는 월 임금이 1천5백위안 이상 되는 전문 직종의 직장인을 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귀띔해 준다. ◆ PC방은 온라인게임의 첨병 =PC방을 찾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PC방 고객중 약 60% 가량이 게임을 주로 하며 이 가운데 절반은 밤샘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산 온라인게임은 지난해 진출한 '미르의 전설2'를 비롯 '레드문' '천년' 등이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PC방 월정액 회원인 왕리씬씨(26)는 "PC게임에 비해 온라인게임은 얼굴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을 친구로 사귈 수 있는게 맘에 든다"며 "기회가 된다면 프로게이머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