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30일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서울 상도동 자택을 예방, 민주대연합 실현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여기에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 일부가 동조의사를 보이고 나섰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이에 맞서 '역(逆)정계개편론'을 들고 나와 정치권이 정계개편의 격랑속에 휘말려 들고 있다. ◆ 노-YS 손잡나 =노 후보는 지난90년 3당합당 이후 다른 길을 간 이후 12년만에 YS를 찾았다. 노 후보는 이날 회동에서 YS에게 세차례나 목례하면서 "13년 전 총재님께서 주신 시계를 지금도 차고 다닌다"며 YS와의 인연을 강조했고, YS는 "장하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며 화답해 협력가능성의 길을 트는 모습을 보였다. YS는 단독회동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반면 한나라당에 대해선 "현재 모습이 5,6공 당시 민정당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비쳤다. 특히 이날 1시간20분간의 단독회동에서는 지방선거와 정계개편 등 현안에 대해 두사람간에 일정한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웅 의원은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에 대해 "기본적으로 명분이 있는 얘기 아니냐"며 "노 후보가 방향을 잘 잡았다"고 YS의 협력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노 후보의 부산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도 "YS가 손을 들어주면 선거는 끝난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와 관련,이기택 전 민주당 대표와 신 전 부의장 등이 조만간 민주당에 입당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 후보는 이날 박종웅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도 요청했다. ◆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 동조움직임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김원웅 의원은 "노 후보측과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노 후보가 기득권을 포기할 경우 조만간 공개제안을 할 것"이라며 "동조하는 의원이 4∼5명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개혁파 의원도 "현재와 같은 지역구도 정당체제는 옳지 않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부여된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재창.김병일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