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채권단협의회와 미국 GM사가 어제 대우차 매각 본계약에 서명함으로써 3년 가까이 끌어온 대우차 문제가 마침내 일단락됐다. 새 주인을 찾는 동안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우리경제를 짓눌러 온 큰 짐 하나가 매듭을 지었고 국제적 신인도 향상마저 기대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매각의 근본 목적이 부실기업을 재건시켜 국민경제에 기여토록 하는데 있고 보면 앞으로 남은 과제 또한 적지 않다. 가장 큰 관심사는 신설법인이 GM차를 조립하는 하청공장으로 전락하느냐, 독자적인 자동차 개발과 생산능력을 갖추느냐의 여부다. 이에 대해 신설법인 사장 내정자인 닉 라일리는 "대우차를 GM내 소그룹으로 키우고 동아시아 거점기지로 키우겠다"고 밝혔고, GM 본사도 부평공장의 연구개발(R&D)센터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신차 개발과 투자 등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복안은 밝혀진게 없어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 출범하는 GM-대우차가 하루빨리 정상적인 자동차회사로 자리잡는 일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그러기 위해선 GM뿐만 아니라 주요주주로 참여하는 채권단의 노력과 정부정책이 긴요하며 무엇보다 대우차 종사자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그 결과에 따라 이번 인수에서 제외된 부평공장의 진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 회사가 조속히 정상화돼야만 국내 자동차업계가 기술개발 생산 판매 기업경영 등 모든 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되고, 그것이 한국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촉매제가 되는 것도 물론이다. 사실 GM은 지금까지의 합작사업 실패 등으로 한국인에게 그다지 좋은 이미지를 주지 못했다. 따라서 대우차 인수와 성공경영을 통해 그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채권단과 맺은 계약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으로부터 그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