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음악을 휴대폰에 내려받는 휴대폰 벨소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나만의 휴대폰 멜로디를 700-xxxx로 마련하세요"라는 휴대폰 벨소리 업체들의 광고문구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지난 1999년초.당시만 해도 "애들이나 몇번 쓰다가 말겠지"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로 돈이 되겠어"라는 조롱과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휴대폰 벨소리를 다운로드받기 위해 휴대폰 사용자들이 쓰는 돈이 올해 1천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하나의 어엿한 업종으로 대접받고 있다. 휴대폰 벨소리 시장의 고속성장은 휴대폰 사용인구의 급증과 휴대폰 성능의 다양화에 기인한다. 휴대폰 사용인구는 1998년 1천3백98만명에서 2000년 2천6백81만명으로 늘었으며 지난달엔 3천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휴대폰 가입자 증가가 개성을 중시하는 청소년 중심으로 이뤄져 휴대폰 벨소리 시장 성장의 기폭제가 작용했다. 여기에다 휴대폰으로 무선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메이커들이 16화음 40화음 휴대폰을 내놓은 이후부터는 벨소리 다운로드 건수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휴대폰 벨소리 시장은 규모의 팽창 뿐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700-xxxx의 ARS(자동응답서비스)를 통한 다운로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초고속인터넷 사용자가 6백만명을 넘고 휴대폰 무선인터넷 이용자가 2천만명을 넘어선 지난해 6월부터는 인터넷을 통한 멜로디 다운로드가 ARS방식을 서서히 밀어내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ARS 다운로드 서비스는 하지 않고 인터넷 다운로드 서비스만 펼치는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 또 기존 ARS업체들도 회사의 역량을 인터넷 다운로드에 집중시키고 있다. 틈새시장도 생겨나고 있다. 다날과 시스윌의 경우 멜로디 대신 인기연예인의 목소리로 벨소리를 제작하고 있다. 다날에는 핑클 클릭비 김건모 베이비복스 등의 연예인이 참가하고 있으며 시스윌에는 박경림 이휘재 이경실 강성범 등 개그맨이 참여하고 있다. 텔미정보통신 야호커뮤니케이션 등은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텔미정보통신은 인도네시아,야호커뮤니케이션은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중국에도 진출했다. 휴대폰 벨소리 시장은 시장팽창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수익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가져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무선인터넷을 통한 벨소리 다운로드의 경우 소비자들이 내는 돈은 건당 1백80원~4백원 수준.일부 이동통신업체는 이 돈의 30%정도를 수수료조로 가져간다. 벨소리 다운로드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선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뙤놈이 가져간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