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3:31
수정2006.04.02 13:35
미국 식품산업에 컬러전쟁이 불붙었다.
하인츠가 '케첩=붉은 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보라색과 초록색 케첩을 판매하고 있으며 크래프트는 파란색 마카로니와 치즈를 만들고 있다.
오레아이다는 내달부터 노란색 감자튀김인 프렌치프라이드를 파란색으로 둔갑시켜 시판할 계획이다.
시중에는 이미 우유를 부으면 흰 우유색이 각종 색상별로 변하는 아침식사용 시리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식품회사들은 왜 전통적인 음식 색깔을 파괴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엄청난 구매력을 갖고 있는 어린이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다.
미국 식품업체들의 모임인 식품제조업협회의 리사 앨런 홍보담당은 "어린이들은 화려한 색상이나 색이 변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식품업체들은 그런 어린이들을 위해 각종 식품에 '색상'으로 재미를 불어 넣기 시작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식품의 색깔을 바꾸는 것은 어린이들의 건강에 해롭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뉴욕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소아과교수이며 미국 영양협회의 임원인 케이스 아유브는 "컬러식품들이 어린이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물론 부모들은 아직까지 반대의견이 많다.
식품유통 전문가로 '렘퍼트레포트'란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필 렘퍼트는 자신의 웹사이트(supermarketguru.com)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 부모들은 자녀들의 영양섭취에 관심이 많으나 컬러식품이 이를 도와주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컬러식품이 어린이들에게 실제 음식의 색이 무엇이었는지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라며 "파란 프렌치프라이드는 파란 감자를 튀긴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린이들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초록색 케첩이 벌써 커다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등 컬러식품은 최근 몇년째 성장이 정체상태였던 식품산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