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우량주의 저가매수 타이밍을 노려라.'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행진을 지속하면서 코스닥시장의 수급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들은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주요 매매타깃으로 삼고 있어 조정장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는 '과매도'인 데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대형 우량주의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저가매수 타이밍'이 무르익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예전 매수가격대와 최근 매매추이를 감안할 때 차익매물은 물론 로스컷(손절매)을 감수한 매물출회도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만 2천9백억여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순매수 규모인 3천4백83억원어치의 83% 이상을 팔아치운 셈이다. 기관도 이달 들어 총 2천83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면 어느 정도의 보유주식을 로스컷하는 것이 외국인과 기관의 의무사항"이라며 "현 지수대의 우량주 매도는 로스컷 물량일 가능성이 커 매물소화가 마무리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로스컷 이후 외국인 등의 저가매수세 유입은 대형 우량주의 주가뿐만 아니라 코스닥지수를 견인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기관의 매매추이=강원랜드는 거액자금유출설로 외국인과 기관의 집중적인 매도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월19일 이후 순매도 주식 수만 20여만주.이 기간 동안 주가하락률도 20.37%나 된다. 외국인은 KTF에 대해서도 같은 기간에 64만여주를 팔아치웠다. 휴맥스 CJ39쇼핑 국순당 다음커뮤니케이션 등도 외국인의 매물공세에 시달리는 종목으로 꼽힌다. 반면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순매수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국내 기관도 이들 지수관련 대형주를 쏟아내며 지수조정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 기관은 지난 4월19일 이후 1백33억원어치의 강원랜드를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KTF LG텔레콤 국민카드 엔씨소프트 다음 휴맥스 등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 ◆저가매수 시기는 언제=강원랜드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 매물은 로스컷물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3월 중순께 강원랜드 주가가 19만∼20만원대일 때 이들의 매수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현재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KTF CJ39쇼핑 등도 과거 매수가격대를 감안할 때 로스컷물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증권 투자정보팀 조재훈 팀장은 "이들 종목의 펀더멘털과 현재의 주가를 감안할 때 로스컷물량을 포함한 매도공세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종목이 점차 순매수로 전환하고 있는 징후가 보이는 것은 로스컷이 완료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 외에 엔씨소프트 휴맥스 국민카드 등에 대해서도 매도공세를 멈추고 매수우위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원랜드는 실적호전과 회사측의 대대적인 IR(투자설명회)일정을 잡아놓고 있어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강원랜드는 이번주 후반께 증권협회와 코스닥증권시장(주),모건스탠리 등의 주관으로 실시되는 해외 IR를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조 팀장은 "예전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집중됐던 때와 비교해 하락폭이 큰 종목은 작은 모멘텀만 생기면 집중적인 매수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