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시장 진출 방안을 갖고 있다. 해외 전략의 기본 철학은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한 고가 브랜드로 중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는 데 두고 있다. 본사나 해외 거점을 막론하고 삼성의 이름으로 만든 제품은 제값을 받고 팔겠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디지털TV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모니터,휴대폰 등을 고가 브랜드로 정착시키기 위해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대형 유통점인 베스트바이,시어스,서키트시티 등과 제휴해 별도의 제품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내에서 삼성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을 채용한 신제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에서 49%이던 디지털 제품의 판매 비중을 올해는 68%까지 상승시킬 계획이다. 또 DVD HDTV TFT-LCD모니터 휴대폰의 시장 점유율은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유럽시장 공략에도 한층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진대제 디지털 미디어 총괄 사장은 오는 2005년까지 유럽 지역 매출을 1백50억달러로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속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핸드 PC 등을 비롯한 신제품으로 유럽 시장을 더욱 잠식해 들어간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삼성은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인들의 취향에 맞는 모델을 따로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노트북 TFT-LCD모니터 프로젝션TV 레이저프린터 디지털캠코더 등 5개 디지털 제품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쟁사와는 차별화되는 성실한 애프터서비스 활동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에서는 액정TV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소비자 관심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중저가 제품에 치중하는 중국과는 달리 고가 제품 판매에 힘을 기울이면서 차별화 전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역별 시장 전략이 다르듯 삼성은 제품별 판매 전략도 따로 세우고 있다. 에어컨의 경우 단품 위주의 가정용 에어컨 수출에서 탈피해 상업용인 시스템 에어컨 판매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단계적으로 이 제품의 매출 비중을 늘려 전체 에어컨 매출의 절반 이상을 시스템 에어컨으로 채운다는 목표다. 삼성전자에 있어서는 지구촌 전체가 열려 있는 시장이다. 전자제품은 물론 반도체 통신 등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타 경쟁업체에 비해 유리하게 해외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삼성은 현재 해외 생산 비중이 3분의 1정도이지만 앞으로는 이 비중을 절반 정도로 높여가기로 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이미지에 걸맞은 생산및 판매 시스템을 구현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