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소폭 상승했다. 전날 1,280원대로 진입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강한 하락세는 일단락됐다. 달러화 약세 흐름이 다소 주줌하면서 달러/엔 환율이 소폭 반등, 128엔대 진입여부를 테스트했다. 외국인의 거듭된 주식순매도나 주가 급락이 환율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1,290원대 고점인식에 따른 매도세가 '하락 추세'의 유효함을 입증하고 있다. 3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50원 오른 1,289.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부족하지 않게끔 이월된 시중 포지션과 일부 자동차업체의 네고물량 출회설은 엔 약세에 따른 환율 오름세를 약화시켰다. 그동안 과대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여력도 강하지 않은데다 외국인의 주식순매도가 급격히 줄어 상승 심리도 힘을 발하지 못하는 상황. 역송금수요와 네고물량은 대치되는 형국이다. 시장을 크게 움직일 재료나 수급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오후에도 좁은 박스권내 움직임이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에 이어 한 자동차업체 네고물량에 관한 얘기가 확인은 되지 않고 있으나 시장에 파다하다"며 "주식시장과 엔화 때문에 달러매수(롱)플레이에 나서다가 이를 덜어냈으나 1,289원선에서는 달러되사기(숏커버)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장중 흐름은 은행간 포지션 교환만 이뤄질 뿐 시장 움직임을 크게 할 만한 모멘텀이 없어 보인다"며 "오후 거래는 1,289∼1,292원으로 오전중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네고물량이 꽤 나온데다 자동차업체 물량도 시장에 다소 압박을 가해 공급우위의 장세로 보인다"며 "오후장은 1,287∼1,293원의 좁은 범위가 예상되며 하락추세는 유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엔화 흐름을 따라 1,293∼1,293.80원 범위를 거닐다가 1,292.75/1,293.5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3원 높은 1,291원에 출발한 환율은 9시 33분경 1,290.10원까지 내려선 뒤 달러/엔 상승 등으로 9시 47분경 1,291.80원까지 되올랐다. 이후 환율은 네고물량 공급 등으로 오름폭을 축소, 1,290원 밑으로 내려서 10시 49분경 1,289.20원까지 저점을 낮췄으며 1,289원선에서 주로 맴돌았다. 달러/엔 환율은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보합권을 맴돌고 있다. 달러/엔은 일시적으로 128.01엔까지 반등폭을 확대하기도 했으나 여의치 않으며 낮 12시 현재 127.93엔을 기록중이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에서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고 최근 하락에 따른 달러화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상승, 127.89엔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에서 여드레째 주식순매도를 이어 98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63억원의 매수우위를 가리키고 있다. 순매도 규모가 미약해 상승 압력은 크지 않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