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의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매물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여건이 나빠지면 '선물약세→프로그램매물 출회→지수급락'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주가지수선물 6월물 가격은 장 막판 동시호가에서 큰 폭으로 밀리며 전날보다 1.00포인트 하락한 106.95에 마감됐다. KOSPI200지수는 107.55를 기록했다. 지난달 4일 이후 처음으로 백워데이션(선물가격이 KOSPI200지수보다 낮은 상태)이 나타남에 따라 프로그램매물의 청산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현재 매수차익거래잔고는 1조8백94억원이며 이 가운데 9일 옵션만기일이나 그 이전에 청산될 옵션연계 매수차익거래잔고분은 3천여억원으로 분석된다. 통상 신고되지 않은 물량이 만기일 전후에 시장에 흘러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옵션연계 물량은 신고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프로그램매물. 이전 만기일에는 선물가격이 강세를 보여 당장 시장에 흘러나오지 않았지만 조정양상을 보이는 최근 장세에서는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이날 오전장 한때 선물가격이 KOSPI200지수보다 낮은 백워데이션이 발생,2천억원이 넘는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흘러나와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백워데이션 상태로 선물시장이 마감,이번 주말 미국시장이 하락할 경우 다음주 프로그램매물이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균 동양증권 선물영업팀 과장은 "지난달 11일 만기일과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전 과장은 "당시는 선물가격의 강세로 프로그램매물을 청산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으나 지금은 시장이 조정을 보이면서 선물가격과 KOSPI200지수와의 격차가 줄어들어 돌발악재가 나온다면 대규모 프로그램매물 출회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황정현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시장의 움직임이 가장 큰 변수"라고 전제한 뒤 "단기급락 이후 개인과 기관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날 프로그램매물을 소화해 냈다"고 진단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