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보조식품 시장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내 건강보조식품 시장은 지난해 1조1천5백억원에서 올해엔 1조3천5백억원으로 1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TV홈쇼핑, 인터넷, 건강식품 전문점 등이 새로운 유통채널로 자리잡으면서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기존의 방문 및 다단계를 통한 판매도 시장확대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대형 식품회사들이 기존 건강보조식품을 리뉴얼하고 시장에 신규진입,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맞선 제약회사 전문식품회사 등 선발업체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대기업의 잇단 참여 =올들어 제일제당 대상 태평양 등이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양사 동원 오뚜기 등도 신규 참여를 적극 검토중이다. 신규 참여한 대기업들은 강점인 기업신뢰도 자본력 유통망 광고선전능력 등을 이용해 기존 업체가 장악해온 시장을 잠식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존 다단계판매나 방문판매방식이 몰고온 불신을 깨고 '신뢰 마케팅'으로 소비자에게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제일제당은 지난 1월 새 브랜드 'CJ 뉴트라' 시리즈로 칼슘제 등 건강보조식품을 내놓았다. 올해안에 14개 점포를 열고 내년까지 40개로 확대하면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면서 고객을 유인할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지난해 7월 일양약품의 건강식품 판매법인인 'IY P&F'를 인수한 롯데제과도 2년안에 IY P&F를 직접 경영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저돌적인 영업력이 건강보조식품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CI는 최근 중간유통 과정을 없애고 다른 업체와의 공동판매 또는 직판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키토산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성분의 어린이 성장촉진식품인 유제닉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상은 최근 참생식 클로렐라 등의 간판제품 매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월평균 30억원어치가 팔리고 있다. 최근 지방을 돌며 성황리에 대리점을 모집했다. 태평양은 일본 다케다 식품과 기술제휴, 맛이 없는 국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해 맛과 질에서 차별화된 비타민 미네랄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도심 직장인을 대상으로 방문판매에 들어간 이 회사는 사업성을 밝게 보고 있다. 삼양사는 무공해 유기농축산물을 1차 가공한 분말 잼 주스 등의 생산을 검토중이다. 이같은 대기업의 공세에 맞서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광동제약 등 제약업체는 신기능성소재를 발굴하고 약국유통망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방문판매조직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일반식품에 기능성소재를 첨가한 제품을 만들어 식품회사와 맞불작전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바이오맥스 이코바이오 비피도 등 바이오벤처는 지난해부터 시장에 뛰어들어 잇따라 신기능제품을 내놓고 있다. 업계판도 변화 올까 =건강보조식품은 '식품과 약의 경계선'에 있다. 약은 물론 식품으로서의 기능까지 갖춰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들로부터 이같은 기능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는 얘기도 된다. 대기업들은 사업다각화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건강보조식품 시장에 참여하긴 했으나 다단계판매업체나 방문판매조직의 시장을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판매점이나 대리점에 의한 판매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제약회사들은 약국유통시장이 기대한 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탄탄한 유통망을 앞세운 대기업들의 공세로 고전하고 있다. 바이오벤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선발 업체가 구축한 유통망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간단치 않은데다 광고와 홍보쪽도 열세이다. 국회에 계류중인 '건강기능식품특별법'이 통과될 경우 식품의 기능성을 입증할 능력이 부족한 바이오벤처와 영세지방업체는 시장개척에 더욱 어려움이 가중될 조짐이다. 식품 한건당 기능성을 입증하는데 드는 비용이 4천만원에 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암웨이나 파마넥스 등의 경우 이 법이 통과되면 오히려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에서 입증된 '기능성'을 무기로 고객을 공략, 밀착 마케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