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3:44
수정2006.04.02 13:45
요즘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시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단기수시입출금 상품인 머니마켓 펀드(MMF)와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탈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지난달 MMF와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 나간 돈이 4조원과 3조원에 달했다.
기업들의 부가가치세 납부, 법인세 분납 등 월말수요요인을 감안해도 자금이탈 규모가 큰 편이었다.
지난달 은행권 수신은 3월에 비해 무려 1조7천억원이 줄어들었다.
올들어 3월까지 월평균 10조원씩 늘었던 것과 비교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이탈되고 있는 셈이다.
대신 채권혼합형 펀드로 2조7천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주식형 펀드로의 유입세도 이어지고 있으나 증시가 조정국면을 보임에 따라 규모면에서는 종전보다 훨씬 못한 편이다.
부동산 시장은 자체적인 손바뀜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당국의 잇단 안정대책과 각종 비리 의혹사건 등으로 아파트 등 주택시장에서는 자금이 이탈되고 있으나 일부 재료가 있는 토지시장을 중심으로 자금의 유입세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들어 재테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증시 불안과 가능성이 낮아지긴 했지만 7일에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 9일 옵션만기일, 반도체 가격의 하락 등으로 국내증시가 조정국면에서 쉽게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주에는 재정집행 또는 지방자치단체 지원 목적으로 국고에서 자금이 풀려 나와 은행권으로 환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주에는 은행권 수신이 일시적으로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달 들어 기업자금시장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의 하나는 금리인상에 대비한 선(先)회사채 발행이 줄어들면서 회사채 시장이 순상환 기조로 돌아서고 있는 점이다.
이달초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는 4천60억원에 달했으나 회사채 발행은 1천6백원에 그쳤다.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순상환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주말 연중최저치인 1천2백84원으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갈수록 늘어나는 경상수지적자에 대한 부담으로 미 달러화 가치가 엔화 등 세계 모든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주에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천2백80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원화강세와 이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문제가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현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