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하던 한국 경제가 주춤하고 있다. 미국 경기의 회복 지연 신호,증시와 유가 불안,환율 급락,하이닉스 매각 불발 등의 악재가 쌓이고 있다. '지수 1,000포인트' 기대감으로 들떠 있던 국내 주가가 어느덧 850대로 밀렸다. 미국 다우지수는 10,000선 붕괴 직전이다. '경기과열론' '속도조절론'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대신 '복병론' '경계론'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 속에 이번 주엔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의 경기진단을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한국은행이 7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달 콜금리를 결정하고 같은 날 미국에선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현재로선 양국 모두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계 경제대통령이라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경기인식에 대한 육성이 궁금하다. 미국경제의 '더블 딥'(Double Dip,W자형 이중침체) 논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수출 투자가 본격 회복되지 않았고 '윗목'은 아직 차갑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금리인상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말라는 노골적인 주문인 셈이다. 박승 한은 총재도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조기 금리인상론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하이닉스반도체는 분할매각과 법정관리의 갈림길에 설 전망이다. 채권단은 국내외 사업장을 경쟁력에 따라 4개로 쪼개 매각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이것마저 수용하지 않으면 법정관리 뿐이라는 강경한 태도다. 독자생존을 주장해온 하이닉스 이사회가 이번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민간위원들의 인사반란으로 파행을 겪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도 관심거리다. 정부로선 강금식 민간위원장을 거부할 명분이 없지만 서로 앙금이 남아 대한생명 매각 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주목된다. 금주엔 임시국회도 열린다. 예보채 차환발행 동의가 핵심 현안이다. 이번이 가을 정기국회 전에 열리는 사실상의 마지막 국회여서 여야가 모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쉽사리 결론을 내긴 힘들어 보인다. 전 부총리,박 총재와 주요 은행장들이 대거 제35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가 열리는 중국 상하이로 몰려간다. 총회에선 한·중·일 재무장관회의가 열리고 중국과는 20억달러 통화스왑 계약을 맺는다. 또 금융계에선 신한+한미,하나+제일의 2차 은행합병 구도와 관련,행장들의 입에 귀를 쫑긋하고 있다. 이밖에 주목할 경제 지표로는 4월중 생산자물가(7일),3월 서비스업 활동 동향(10일) 등이 있다.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