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제작사나 투자자가 가진 돈을 몽땅 털어서 투자하는 한국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워요. 저작권,상품화권,라이센싱,비디오.DVD판권 등의 프리세일(pre-sale)을 통해 해외의 제작사,배급사 등과 공동기획.제작,투자해야지요" 오장환(45) 씨네아시아 대표이사는 국산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선진국 메이저들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기획,제작단계에서부터 해외 자본을 유치해야 투자위험이 분산되고 마케팅도 쉬워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설립된 씨네아시아는 헐리우드와 유럽을 주 시장으로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공동제작.배급.기획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헐리우드의 유력한 제작.배급자들을 망라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이다. 헐리우드 최고의 제작 및 배급자로 손꼽히는 스티브 워터맨,"형사 가제트"등을 만든 케빈 오도넬(페이스4 CEO),영화 "엑소시스트" 등으로 유명한 카터 데 헤븐이 이끄는 "데 헤븐 프러덕션"등이 이 회사의 파트너들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헐리우드의 핵심라인과 선이 닿는 업체가 없는데다 씨네아시아의 인지도가 높지 않아 "정말 그런 글로벌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러나 씨네아시아가 하고 있는 사업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씨네아시아는 지난달 프랑스 칸에서 열린 TV프로그램 및 애니메이션 견본시인 "MIPTV 2002"에서 독일의 "라이프 미디어"와 5백90만달러의 배급계약을 맺었다. 미국 애니메이션 "오디세이의 모험"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5개국에 배급하는 대가다. "오디세이의 모험"은 미국내 최대 비영리 선교조직인 "포커스 온 더 패밀리"가 제작한 인기 애니메이션.미국내 기독교 서점에서의 가정용 비디오 판매액만 4천4백만달러(약 5백72억원)에 이르는 이 작품의 전세계 배급권과 상품화권 등을 씨네아시아가 확보,유럽 수출에 성공한 것이다. 오 대표는 "비디오,DVD,방송,게임,머천다이징 등을 감안하면 2억5천만달러 이상의 매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차량의 충격실험용 인형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실사영화를 해외자본과 공동제작하는 "D-프로젝트"도 추진중입니다. 광고비를 포함한 총 제작비가 3천3백만달러에 이르는 대작인데 오는 8월쯤 제작에 들어가 2003년말 개봉할 예정인데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어요" 일리노이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아더영에서 공인회계사로 일했던 오 대표는 "국내 투자자들은 "대박"의 가능성만 믿고 투자원금 회수대책을 세우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해외진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글=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