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간 지극정성 양어머니 봉양..8일 국민훈장 동백장 받는 표진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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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혈 단신으로 남한에 정착해 홀로 사는 이웃을 양어머니로 모시고 46년간 극진히 봉양해온 70대 효자가 훈장을 받는다.
미담의 주인공은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게 된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인정리의 표진모씨(72).
황해도 해주가 고향인 표씨가 강원도 인정리에서 양 어머니인 어순덕씨(102)를 만나게 된 것은 지난 56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만난 친구를 따라 인정리까지 흘러들게 된 것이 인연이 됐다.
20대의 혈기 왕성한 나이에 농사를 지으며 인정리에 뿌리를 내리게 된 표씨는 6·25 전쟁 와중에서 남편과 자식들을 모두 잃은 채 혼자가 된 어씨를 만나게 됐다.
부모 형제를 비롯한 모든 가족을 북쪽에 두고 오는 바람에 남한에서 고립무원의 삶을 살아야 했던 자신의 처지와 똑같은 어씨를 표씨는 어머니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때부터 표씨는 북쪽에 두고온 친 부모를 모시는 지극정성으로 어씨를 보살폈다.
생계를 위해 농사를 그만두고 인근 도시인 속초로 직장을 찾아 나가는 바람에 한때 어씨와 떨어지기도 했으나 어씨가 백내장으로 불편을 겪게 되자 표씨는 병간호를 위해 속초생활을 접고 또다시 인정리로 돌아왔으며 지난 94년 고성지역에 발생한 산불로 어씨의 집이 전소하자 가옥을 새로 지어주기도 했다.
표씨는 훈장을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무슨 소동인지 모르겠다"며 "무슨 큰 일이라도 한 것처럼 이야기 되는 것이 부끄럽다"고 겸연쩍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