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째 하락하며 1,280원대가 붕괴되는 등 거듭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 1,280원이 무너지는 등 최근 하락 분위기는 여전히 유효한 채 '전약 후반등'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말 127엔대가 붕괴되기도 했으나 이날 도쿄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아시아시장에서 소폭 반등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와 주가 폭락 등 증시여건은 원화에 우호적이지 않았으나 하락을 제한하는 정도에 그쳤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80원 내린 1,281.2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3일 1,274.60원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개장초 달러/엔 환율 하락과 역외선물환(NDF) 환율의 하락을 반영, 5개월중 처음 1,270원대를 경험한 환율은 레벨 경계감과 저가 매수 등으로 차츰 반등폭을 키웠다. 그러나 레벨 경계감 등으로 아래쪽 지지 인식이 커지고 기준율 대비 낮은 환율 수준으로 네고물량보다 결제수요가 약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개입 우려감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는 달러매도초과(숏)상태를 커버하게끔 유도했다. ◆ 달러 약세 기조 확산 = 전 세계적인 달러화의 약세 진전 정도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하락 추세 연장'과 '저점 확인'에 대한 인식은 여전하다. 그러나 하락 조정되고 있는 증시와 외국인 주식순매도 연장의 환율 하락 제한과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 여부에 따른 달러/엔의 반등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수요우위보다는 물량이 충분치 않았던 탓에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일어났다"며 "개장초 은행간 거래로 밀었다가 달러/엔과 외국인 주식순매도 확대가 이를 막았으며 1,280원은 중요한 레벨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정부의 개입을 보고 달러/엔의 추가 하락이 가능한 지 여부를 봐야 한다"며 "1,280원 밑으로 가려면 물량이 실려야 하며 내일 거래는 1,277∼1,283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개장초 공급요인이 부각됐으나 숏커버와 결제수요의 꾸준한 유입으로 기존에 끌고갔던 달러매도초과(숏)상태를 덮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추세변환의 그림이 약하게 조성되고 있으며 저점을 경신했지만 확실히 뚫린 것도 아니고 반등도 미약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달러 약세를 축으로 줄곧 하락했지만 향후 그게 아니라면 조정을 받을 여지가 있다"며 "그러나 조정을 받아도 위로 많이 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내일 넓게 보면 1,276∼1,285원 범위를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 상승 재료 약한 반영 =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이 휴장했던 가운데 소폭 반등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미국 경제지표의 악화로 126.99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개장초 추가 하락의 기운을 띠다가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매수 등으로 127.37엔까지 반등했다. 달러/엔은 오후 4시 47분 현재 127.28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660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59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주가는 지난 금요일보다 29.85포인트, 3.48% 급락한 826.87로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3월 8일 825.27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3일 매도우위로 돌아선 이래 이날까지 1조891억원을 처분했다. 아흐레째 주식순매도가 이어지고 대규모의 순매도와 함께 주가가 큰 폭 하락했으나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서 크게 부각되지는 못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2원 낮은 1,282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개장직후 1,280원까지 떨어진 뒤 달러/엔 상승과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9시 41분경 1,281.40원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환율은 추가 상승이 막히면서 한동안 1,280원선을 맴돌다가 10시 14분경 1,280원이 무너진 뒤 저점 경신을 거듭하며 11시 19분경 이날 저점인 1,278.20원까지 흘러내렸다. 이후 환율은 저가매수 등으로 반등, 1,279원선을 거닐다가 1,279.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279.5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280원을 놓고 공방을 벌이다가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커버 수요 등으로 2시 13분경 1,281원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몇 차례 추가 상승 시도가 여의치 않자 환율은 3시 22분경 1,279원까지 반락했다가 장 후반 재반등폭을 확대, 4시 20분경 1,281.80원까지 올라섰다. 이날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82원이며 저점은 연중 최저치이자 지난해 12월 14일 장중 1,276.80원까지 내려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278.20원이었다. 장중 3.80원이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0억2,3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4,79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1억8,510달러, 2억9,480만달러가 거래됐다. 7일 기준환율은 1,280.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