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효도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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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년주부들의 화제 가운데 하나는 홀시아버지의 재혼문제라고 한다.
함께 살자니 서로 불편하고 그렇다고 혼자 사시게 할 수는 없는 만큼 짝을 구해드리자니 그 또한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구의 11%인 5백20만명이 60세이상이라는 지금 노인의 재혼은 더이상 금기일 수 없어 보인다.
효자불여악처(孝子不如惡妻)라고 하거니와 실제 홀로 된 부모들은 조심스러운 효자 효부보다 함께 얘기하고 등도 긁어줄 동반자를 원하는 경향이 짙다고 한다.
대전 노인의전화가 혼자 사는 60세이상 남녀에게 물었더니 97%가 이성교제를 원하고 60%는 재혼까지 희망했다는 결과도 있다.
말 상대가 필요한 데다(70%) 몸이 아프거나(20%) 배우자가 있는 친구를 볼 때면(10%) 누군가 곁에 있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이다.
추세를 반영한 탓인지 TV드라마엔 노년층의 재혼이 자주 등장한다.
SBSTV '이 부부가 사는 법'에선 아들 내외와 살던 군수 출신 기인종(이순재)이 집안일을 봐주러 오던 심옥주(강부자)와 합쳤고,KBS2TV '여자는 왜'에선 한의사 김무생이 젊은 헬스강사 이보희와 결혼했다.
93세 할아버지가 결혼정보회사에서 주선한 효도미팅에 참가했대서 화제다.
부인과 사별한 뒤 오랫동안 혼자 살았으나 이제라도 동반자를 맞고 싶다는 아버지의 생각에 자녀들도 찬성했다는 보도다.
국내에선 예로부터 효를 모든 선의 으뜸으로 쳤다.
'효경(孝經)'은 봉양하는 데는 부모가 즐거워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고, 율곡 이이(李珥)선생은 공순(恭順) 수종(隨從) 부양(扶養) 안락(安樂) 제사(祭祀)를 효의 다섯가지 원리로 삼았다.
효에 관련된 얘기로는 몸을 팔아 홀어머니를 모셨다는 '효녀 지은설화'나 과부며느리의 효성에 호랑이도 감복했다는 '효감호(孝感虎)설화'등이 있지만 홀어머니가 밤중에 개울을 건너 남자를 만나러 다니자 아들 일곱이 돌다리를 놓았다는 '칠교(효불효교)전설'('동국여지승람' 경주 월성편)도 있다.
무엇이 진짜 효도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인 듯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