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씨가 녹음테이프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이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대우와 현대의 외자유치를 돕도록 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주)대우와 현대자동차 측은 "정황상 맞을 공산이 크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98년 3월 알리드 왕자에게 1억달러의 전환사채(CB)를 매각한 (주)대우 관계자는 "당시 최씨가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 보좌역 신분으로 왈리드의 방한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최씨가 김우중 전 회장을 만났거나 외자유치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5천만달러의 CB를 왈리드 왕자에게 넘긴 현대자동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당시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이 왈리드 왕자를 만나 투자가 성사됐지만 최씨의 개입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왈리드 왕자는 2001년 3월 CB 만기가 도래하자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약정금리를 붙여 현대차에서 현금으로 상환받았다. 당시 주가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조일훈 기자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