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선행성이 강하다. 실물경기에 일정 시차를 두고 앞서 달리는가 하면 부동산과도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싸이클을 만들어 낸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격언도 선행성과 무관치 않다. 증시가 바닥확인과 반등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외 증시 여건을 감안할 때 추가 조정에 무게가 실리지만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도 무르익고 있다. 종합지수가 단기간에 10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각종 기술적 지표가 과매도 신호를 내고 있는 데다 '노출된' 악재에 대한 내성을 강화하면서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둔 증시는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반등을 시도할 전망이다. 최근 증시를 좌우하는 뉴욕증시 동향과 수급여건에 관심을 기울이며 단기 변동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수준 이상으로 조정 국면을 되돌릴만한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보수적인 접근을 유지하면서 지지선 확보와 더불어 저가 매수 시기를 탐색할 시점이다. ◆ 변동성 확대 예상 = 5월물 옵션만기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6일 매수차익잔고는 1조원이 넘게 쌓여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옵션만기와 관련해 3,000억원 가량의 매물이 해소되지 않고 남아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파생상품의 만기가 추세를 바꾼 기억은 없지만 조정 국면에서의 매물 출회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현 지수대에서 기관이 대량의 매물을 쏟아내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 매도 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800선의 지지력을 예단한 매수세와 시장베이시스 동향에 따라 '파도타기 장세'가 펼쳐질 공산이 크다. 옵션만기일 이후 수급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감안한다면 매수차익잔고 소화가 긍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 옵션만기가 이번 조정의 바닥을 확인해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신권의 주식형 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정통부 자금이 다시 들어오는 등 기관 매수 여력이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저가 매수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 한화증권 시황분석팀 조덕현 차장은 "기관 매수 여력과 가격메리트를 고려할 때 800선을 깨고 내려가기보다는 등락이 이어지는 기간조정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낙폭이 큰 우량주에 관심을 둘 시기"라고 말했다. ◆ 금리 차별화 = 콜금리가 19개월만에 인상됐다. 금융통화위원회는 7일 콜금리 목표수준을 4.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시장의 예상을 뒤엎은 금리 인상 결정은 과잉 유동성 우려와 하반기 물가불안을 예방하기 위해 이뤄졌다. 콜금리 인상은 유동성 위축과 기업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내수경기 회복 등에 따라 선제적 금리 인상이 점쳐졌고 국내증시는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화요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더블딥 논쟁이 제기되고 있는 미국 경제 여건 등을 볼 때 현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같이 예상을 넘는 금리인상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화요일 미국에서는 지난 1/4분기 생산성이 발표된다. 1/4분기 성장률이 5.8%에 달한 점을 감안할 때 시장예상치인 7.0%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뉴욕증시 마감 후에는 시스코가 지난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최근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뉴욕증시가 금리유지, 생산성 향상이라는 새롭지 않은 재료에 어떻게 반응하느냐 여부와 시스코 실적 발표가 외국인 매매 패턴에 변화를 가져다 줄 지 주목된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증시를 압박하는 기존의 하락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뉴욕증시가 바닥을 확인하고 올라설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며 "생산성 개선과 금리 동결이 저가 매수세를 살려낼 수 있을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