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곁으로 살며시 가보지만... .. 김인숙 장편소설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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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인숙씨가 신작 장편 '우연'(문이당,8천5백원)을 펴냈다.
약속 없는 관계를 원하는 남자와 사랑 없는 섹스를 원하는 여자의 어긋난 만남을 다룬 소설.감각적인 묘사와 속도감 있는 문장이 독자를 끌어당긴다.
주인공 승인은 건축설계사.어느날 부동산업자로부터 여자를 소개받고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이가 되지만 성에 관련된 것 이외에는 전화번호도 집주소도 주고받지 않는다.
여자는 폐 속에 바늘을 담고 살았던 사람.만남이 지속될수록 두 사람은 인간적인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된다.
여자는 끝내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던 유부남으로부터 첫사랑의 아픔을 배웠다.
이후 결혼생활마저 6개월로 끝나고 만다.
다시 희망을 갖는 것을 두려워하는 여자.산다는 것은 폭식증 환자가 되고 싶어도 당장 한끼 사먹을 돈도 없는 사람이 밥을 쳐다보는 눈길 같다고 말하는 여주인공은 새로운 희망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죽음의 사자에게 덜미를 잡힌다.
김씨는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는 것은 자기 안의 추억,결핍,상처,혹은 소망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