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가 한국을 바꾼다] 제2부 : (6) 가계부실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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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카드는 가계부실 주범' .. 카드사 "억울한 누명" ]
정부는 최근 1.4분기 신용카드 대출서비스(현금서비스+카드론) 이용액이 1백조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대출서비스 이용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7%나 급증, 가계대출 부실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과연 신용카드는 가계 대출 부실화의 주범인가.
◆ 카드대출 얼마나 늘었나 =카드사들은 그같은 주장에 대해 '침소봉대'라며 반발한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는 보통 30일내에 돈을 갚아야 하는 초단기 대출상품.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하면 새로운 한도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1.4분기 대출서비스 1백조원은 석달 동안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단순 합산한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출금액은 3월말 현재시점의 대출잔액인 39조5천억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전년동기(32조5천억원)에 비해 21% 증가한 규모다.
한국은행의 '형태별 가계신용 잔액추이' 자료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작년 3월말 현재 가계 총대출(2백76조2천억원)에서 카드 대출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1.7%(32조5천억원)였으나 12월말에는 11.2%(38조3천억원)로 오히려 감소했다.
가계 총대출이 23.7% 증가(65조5천억원)한 반면 카드관련 대출은 불과 17.8%(5조8천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 카드는 신용사회의 지킴이 =지난해 말 등록된 신용카드 관련 신용불량자수는 약 45만명으로 총 신용불량자의 18%에 불과하다.
또 신용카드 사용과 다른 기관의 연체사유등으로 중복 등록된 신용불량자는 61만명으로 총신용불량자수의 24.9%를 차지하고 있다.
"신용카드가 사실상 제도권 금융의 최후 보루라는 점을 고려할 때 카드사를 신용불량자 양산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억울하다"는게 카드사들의 항변이다.
◆ 카드대출은 사금융의 완충지대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현금대출 비중이 증가하게 된 원인은 외환위기 이후 일반 은행들이 개인에 대한 신용대출에 인색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본이나 미국처럼 소액 급전을 편리하게 대출해주는 소매금융기관이 부족하고 사채시장이 번성하고 있는 국내 실정을 감안할 때 카드 대출서비스는 사금융의 완충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 대출서비스는 1,2금융권을 이용할 수 없는 금융소비자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언덕'이라는 얘기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신용카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1%에 지나지 않는데도 모든 가계 대출문제를 카드사에 떠넘기는 것은 억지"라는게 카드업계의 반론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