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산업 다시 뜬다] 한국경제 '성장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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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전통산업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철강 화학 섬유 기계 조선 등 전통산업은 올들어 경기회복에 따른 기대감과 내수시장이 살아나면서 부분적으로 회복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업종은 지난해 9.11 테러사태로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조선업체들은 세계 물동량 감소로 수주가 완전히 끊겼고 유화업체들은 제품가격 폭락으로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철강 기계 역시 경기침체와 해외시장에서의 덤핑시비까지 겹쳐 어두운 터널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1.4분기 실적에서 나타나듯이 올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매출보다는 수익이 훨씬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섬유업체들은 올해 1.4분기에 매출은 늘지 않았지만 경상이익은 크게 늘었다.
코오롱 도레이새한 SK케미칼 등 주요 화섬업체들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줄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사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구조조정을 진행중이어서 이같은 현상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고부가가치 사업비중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소폭 늘었다.
패션업체들은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제일모직의 경우 패션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나 성장했다.
화학업체들도 역시 외관상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1.4분기에 화학업체들은 매출에서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판매량은 늘었지만 유화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유화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4월을 정점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 3월 이후 유화제품의 가격이 폭등세여서 나프타 t당 20달러대, 환율 1천3백원대만 유지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관리를 받고 있는 현대석유화학이 지난 3월 한달 동안에만 2백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1.4분기에 30억원대의 경상이익을 기록한 것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철강업체들은 경기 외적인 요인으로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경상이익은 크게 늘어났다.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환차손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포스코 풍산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들은 1.4분기가 바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건설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INI스틸과 동국제강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좋아졌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철강은 2.4분기 이후에 제품가격 상승이 예정돼 있어 회복세가 빨라질 전망이다.
조선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의 매출액이 모두 늘었다.
2000년 이후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주력해 채산성도 더 좋아질 전망이다.
반면 수주 시황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올해 1.4분기 수주량은 21척, 91만7천CGT로 지난해 비해 46%나 줄었다.
이에 따라 조선업체들은 해양플랜트 등으로 사업역량을 다각화하고 있다.
기계분야는 발전설비 시장의 호조 등으로 상승국면을 맞고 있다.
국내 발전설비 시장은 2010년까지 총 54기의 발전소가 건립될 예정으로 있다.
LG오티스 현대엘리베이터 등은 건설경기의 호조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올해 엘리베이터 수주목표를 상향조정하는 등 시간외 근무를 늘리고 있다.
공장도 1백20~1백30%로 풀가동하고 있다.
건설중장비인 굴삭기의 경우 지난해 1.4분기 총판매대수가 1천49대였으나 올해 1.4분기엔 1천5백58대로 49%나 증가했다.
국내 최대 굴삭기업체인 대우종합기계는 57%나 늘어난 4백23대의 굴삭기를 올 1.4분기에 판매했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장은 "전통산업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저금리로 금융비용이 줄어들고 환율이 올라가 교역조건이 개선된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1.4분기에 내수가 성장을 이끌었다면 2.4분기에는 수출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며 "올해 전통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한국경제는 6%대의 고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완.김홍열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