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일자) 금강산댐 문제 만나서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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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차 남북경협추진위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한데 이어,금강산댐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사실을 완전히 왜곡한 날조극으로 북한에 대한 계획적인 도발"이라며 우리측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상식밖의 억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측 주장대로 금강산댐에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남북한 공동으로 현장조사를 해보면 간단히 풀릴텐데 우리측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건 떳떳하지 못하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측의 회의불참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때론 더 효과적"이라고 한 최성홍 외교통상부 장관의 발언내용을 북한은 문제삼고 있는데,외교부가 즉각 미 언론보도가 오보라고 해명한데다 설령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회의를 거부할 만한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북한측이 합의를 깨고 일방적으로 회의를 연기시키거나 불참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이번 경우는 임동원 특보가 북한을 방문해 어렵게 대화를 재개한 뒤 갖는 첫번째 회의인 만큼 나름대로 상당한 기대를 한 것이 사실인데 또다시 엉뚱한 핑계를 대고 회의를 무산시켜 여간 실망스럽지 않은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북한 금강산댐의 안전성 조사 외에도 북한강과 임진강 수자원의 남북 공동관리 방안,경의선과 동해선 연결공사,개성공단 조성,대북 식량지원 등 남북한간에 시급히 논의해야 할 현안들을 집중적으로 거론할 예정이었는데 매우 아쉽게 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갑작스레 회의를 거부한 배경에 대해 북·미대화 재개를 앞두고 다시 선미후남(先美後南)으로 정책방향을 바꾼 탓이거나 또는 남북경협 확대에 대한 북한군부의 반발 때문이라는 등 견해가 구구한 형편이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북한측의 이같은 돌출행동은 어느 누구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선거가 잇따라 있어 북한측이 특유의 '벼랑끝 전술'로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트집잡아 남북경추위를 거부한 것도 그같은 저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럴수록 우리 정부는 투명하고 당당하게 북한측에 대응해야 하며 정치적인 이유로 일관성 없는 자세를 보여선 결코 안될 것이다.
북한측도 언제까지 억지만 부릴 것이 아니라 특사 방북 때 합의한 사항들을 조속히 이행함으로써 남북대화에 보다 진지한 자세를 보여줘야 마땅하다.